[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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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두고 월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미국 주요 매체와 투자은행들은 주가 조정 이후 나온 이번 결정을 주주환원과 저평가 해소 측면에서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두고 “의아한 일(head-scratcher)”이라고 표현했다. 표면적으로는 의문을 제기한 듯한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자사주 매입의 기본 원칙에 맞춘 결정이라는 점을 반어적으로 짚은 것으로 해석된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낮게 평가됐을 때 이뤄질수록 정석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WSJ는 이번 결정에서 특히 시점에 주목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약세를 보였고, 자사주 매입 발표 전날인 19일에는 하루 만에 9.8% 급락했다. 회사는 장 마감 이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놨다. 발표 이후 20일 미국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5% 넘게 상승했고, 서울 증시 개장 뒤에는 장중 11% 넘게 급등했다.
WSJ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470%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현재보다 50% 높은 가격에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해 26억달러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발행한 뒤 더 낮아진 가격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구조가 된 셈이다.
WSJ는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관행과도 비교했다. 매체는 “종종 이걸 거꾸로 한다”며 미국 기업들이 정석적인 투자 원칙과 달리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기업들은 주가가 높을 때 자사주 매입을 크게 늘렸고, 주가가 급락해 저렴해졌을 때는 오히려 매입 규모를 줄였다는 것이다. WSJ는 이를 “미국 기업들의 반복된 행태”라고 지적하며 “경영진이 자기 회사 주가가 거품인지 가장 잘 아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 판단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월가 기관들도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기준 3.8배로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ADR 기준 목표주가 300달러와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노무라증권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지배력과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이익 성장을 근거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피터 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의미 있는 바닥 역할을 하며 실질적인 하방 지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CLSA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도 “이번 매입 규모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향후 추가 자사주 매입과 특별배당 가능성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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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