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개편안 보완 착수
실거주 유예 기간도 연장 검토
‘비거주 1주택자’ 세율은 차등
국회서 주요 수치 수정 가능성
전월세 세액공제도 확대 전망
정부가 논란이 큰 부동산 세제개편안 보완에 착수한 가운데 ‘거주 중심-주택가액 단일화’의 원칙에는 손을 대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쟁점이 많은 비거주 1주택의 예외 및 유예기간(3년) 연장 등 세부안에서 추가 또는 보완해 정부안을 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정한 세제개편안을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한다. 그러나 여당 내 반발 기류와 야당의 ‘전면 철회’ 주장을 감안하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종합부동산세 비거주 차등 세율 및 양도소득세 공제한도 등 핵심까지 상당 부분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기본 골격인 ‘거주 중심-주택가액’의 기본공제 및 세율 등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제개편안 추가 보완작업에 들어간 세제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 예외, 기존 토지·주택 규제와의 조율과 미세조정 선에서 정부안을 손볼 가능성이 크다.
일단 오는 20일 종료되는 입법예고의 의견을 검토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윤정인 재경부 조세개혁추진단장은 “입법예고 의견을 유심히 살펴 수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번 종부세·양도세 개편의 ‘거주-주택가액’ 원칙은 바꾸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본원칙이 흔들리면 정책신뢰 훼손은 물론 불확실성 가중, 연관세제 혼란 등 후폭풍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김건영 재경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이번 세제개편의 큰 뼈대인 ‘거주 중심 1주택자 보호’는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주 중심과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일원화한 세제개편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다. 하지만 기본세율, 공정가액, 거주유무 확인 등 체계 자체가 매우 복잡해져 ‘과세 정상화’라는 정책 취지가 되레 후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논란이 가장 많은 ‘비거주 1주택자’ 과세의 경우 정부는 직장 발령이나 자녀 진학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하는 실수요자와 순수투자 목적의 비거주를 분리해 실거주 유예기간(최대 3년)을 최소 1년 이상 늘리는 동시에 돌봄과 양육, 부모 부양, 질병 치료 등 여러 예외조항을 폭넓게 반영할 게획이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율 차등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1주택자 중 거주(12억원→14억원), 비거주(12억원→9억원)로 구분했다. 종부세 보유공제는 2028년 폐지하고 거주공제로 전환한다. 양도세 보유공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특례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폐지한다. 공제한도도 신설(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했다. 종부세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부터 상위 4개 구간 세율이 단계적으로 인상(1.3~2.7%→2.0~5.0%)된다.
하지만 정부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가면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법 등 개정 입법예고에서 제기된 1만여건의 의견 중 상당수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사실상 증세’라는 불만인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12억원→9억원) △보유공제 폐지(2028년 종부세, 2029년 양도세) △주택가액기준 세율인상 폭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 인상(1주택자 60%→70%, 3주택 이상 60%→80%) 등의 핵심에서 주요 수치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는 거주(14억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될 수도 있다. 증세 논란이 불거진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일반 1주택자)에 대한 과세방식(개별 납부 또는 1가구 특례 중 선택)을 거주 차등에 맞춰 보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3년 유예를 두고 설계한 거주공제 전환 등의 정책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오는 2029년 전면 전환으로 설계한 ‘양도세 거주공제’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과세형평 차원에서 비거주 보유 공제(2028년 연 2% 보유공제 유지) 유예 연장 또는 일부 존치 등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기거주 및 고령자 양도세 특례와 한도,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 종전 주택 처분 특례기간 단축(3년→2년) 등도 재검토될 수 있다.
상위 0.4%에 해당하는 5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 증세와 비거주 1주택 과세 강화가 실수요자의 임대 공급을 위축시켜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것이라는 ‘풍선효과’ 우려가 최대 변수다. ‘비거주 1주택자’ 관련 세제안 수정과 함께 전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취약계층 부동산 안정을 위한 특례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주·비거주 차등 등 과세체계를 너무 급하게 바꾸면 전세입자가 피해를 받을 수 있어 보유 전환 등 시간을 더 주고 절충하는 보완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