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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아나운서 신지혜가 드로잉으로 복원해 낸 다정한 유럽의 기록

신지혜의 드로잉 유럽 기억의 선을 따라 걷다

신지혜 아나운서 신간

[파이낸셜뉴스]

“위대한 예술품을 보면서 감탄하고 감동하는 기억도 오래 남고 그 경험 역시 소중하다. 하지만 결국 가장 깊숙이 남는 것은 그곳의 사람들과 그곳에서 경험한 작은 일상의 조각들이었다.”(363쪽)

무려 25년간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진행하고, 지금은 칼럼니스트이자 전문 MC로 활약 중인 신지혜 아나운서가 신간 ‘신지혜의 드로잉 유럽'(심화북스)을 내놓았다.

‘도모하는 힘'(2009), ‘땡큐 포 더 무비'(2012), ‘친근한 것의 반란'(2024) 이후 네 번째로 선보이는 신간이자, 그의 첫 번째 여행 에세이다.

스케치북과 카메라를 들고 유럽의 골목길로 향한 그는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 이르는 5개국 20여개 도시를 거닐며, 웅장한 랜드마크보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과 예기치 못한 친절을 발견하는 데 집중했다.

단 3개월 배운 서툰 스페인어로 길을 물었을 때 손을 꼭 쥐고 두 번째 골목을 가리키며 걱정스레 바라보던 바르셀로나의 멋쟁이 할머니,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언덕을 오르는 이방인 부부에게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지름길을 귀띔해 준 현지인 아저씨의 다정한 배려까지. 저자는 이 사소하고 온화한 기억들이야말로 마음을 채우는 진정한 여행의 서사라고 고백한다.

영화와 그림 등 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도 곳곳에서 묻어난다. 영화 ‘비포 선셋’의 낭만이 흐르는 파리의 서점, 거장 세잔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작은 아틀리에, 고흐의 강렬한 색채와 론 강의 반짝임이 흐르는 낡고 아름다운 천년 고도 아를의 풍경을 깊은 시선으로 담아냈다.

중세의 동화가 그대로 멈춘 듯 백조가 노니는 브뤼헤의 운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를 닮은 이탈리아 절벽 위 치비타 디 바뇨레조에서 마주한 비현실적인 현실까지. 마치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들이 그의 다정한 시선을 거쳐 종이 위에 차곡차곡 채워진다. 여기에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필름 사진과 기억의 선을 복원해 낸 정성스러운 ‘핸드 드로잉’이 더해졌다.

저자는 “내게 여행의 시간은 회복의 시간이었다”며,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준 유럽의 흔적들을 차분히 복기해 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