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가가 전하는 셀프리터러시
셀프리터러시 / 김민정 / 교유서가
얼마 전 생성형 AI에 기자라는 직업이 풍기는 이미지가 뭔지 물어보니 “똑똑하고 날카롭다, 모든 사안에 자기 기준점이 분명하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응? 고백하건대 7~8년 전의 나는 이런 답과는 괴리가 있는 ‘헛똑똑이’에 가까웠다. 남의 모순은 기막히게 잡아내면서 정작 내 삶의 모순은 바로잡지 못해 엉망이 돼갔다. 세상을 ‘기사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으로 바라보며 직업적 관성에 젖어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상태라고나 할까.
높은 성취 압박을 나름대로 잘 이겨내며 구체적인 성과도 내고 겉으로는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내면이 공허했다. 분명 남들만큼은 하고, 오히려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더 분주하게 움직인 것 같은데 정작 남는 건 감정적 탈진이라니.
방전이라고 하기엔 나는 내 삶을 놓아버리지 않고 제대로 움켜쥐고 있었다.
다만 즐거운 동력이기보다 ‘그래야만 한다’라는 의무감이 더 많았다. 아닌 척 업무를 수행하는데 따른 감정적 임계점에 다다랐다. 결국 학문적 성취를 좀 더 이루고 싶다는 명분으로 퇴사 후 유학길에 올랐다.
일하며 나름대로 차근차근 모은 자금으로 대략 1년 남짓 버틸 방도를 마련해뒀고 노트에 내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래서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돌보며 꾸려나갈 것인지 손글씨로 적어 부모님께 건네기도 했다. 후회도 아쉬움도 없는 몇 안되는 내 삶의 잘한 선택 중 하나다. 이 시간은 나를 집중해서 돌보고 재점검하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했다.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리터러시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 제목은 ‘시끌벅적 세상에서 존버(존엄하게 버티는 법)’. 미디어가 무엇이고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련된 이론도 설명하지만, 가장 강조하는 대목은 ‘비판적 사고’다. 신간 ‘셀프리터러시’는 이런 나의 경험에서 시작된 책이다.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제어하지 못하는 이들은 항상 화살의 촉을 타인을 향해 겨눈다. 일 잘하는 센스 있는 동료를 상징하는 대명사 격인 이 말에 반기를 들게 된 개인적 반성과 소회도 담았다.
‘나 탐구’가 어색한 사람들, 도대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을 위해 꽤 효과를 본 나만의 셀프리터러시 단련법 일부도 책에 담았다. ‘이래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은 전혀 아니다. 시끌벅적 세상에서 존엄하게 버티려면 내 마음이 덜 다쳐야 한다. 여러 서적을 읽으며 정수들을 뽑아 마련한 나만의 해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셀프브랜딩(Self-branding)’을 다룬다. 대입을 준비하는 학창 시절, 취업을 앞둔 대학교 졸업반, 은퇴를 앞둔 장년기에 이르러서야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건 아니다.
조직에 속하건 속하지 않건 나 자체로 브랜드가 되어 세상을 좀 더 당당하고 맛깔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김민정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