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성형 수술을 받은 환자가 몇 달 만에 뱃속에서 15cm 길이의 가위를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출처=더선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서 복부 성형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의 뱃속에서 약 15cm(6인치) 길이의 수술용 가위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술 후 무려 7개월이 지나서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13일 이탈리아 지역 매체 우니오네 사르다(L’Unione Sarda)에 따르면, 53세의 이 여성은 지난해 10월 나폴리의 한 사립 병원에서 흔히 ‘타미 턱(Tummy tuck)’으로 불리는 복부 성형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직후 여성은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기까지 했다. 놀란 가족들이 응급 의료진에게 연락해 병원 재방문을 권고받았으나, 당시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이를 단순한 ‘수술 후유증’으로 치부했다.
복부 성형술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것이다. 이후 실시된 검사에서 감염 소견이 나오자 의사는 항생제만을 처방했고, 환자의 건강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됐다.
7개월 만의 진단…뱃속에 방치된 가위 발견 ‘충격’
초기 수술 후 원인 모를 고통 속에서 7개월을 보낸 여성은 결국 나폴리의 다른 병원을 찾아 복부 정밀 진단을 진행했다. 그리고 의료진은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이 뱃속에 방치된 의료용 가위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찾아냈다.
경찰 조서에 따르면, 새로운 담당 의사는 가위를 발견한 직후 초기 수술 집도의에게 연락해 이 치명적인 실수를 알렸다. 이후 집도의 측은 환자에게 다시 병원으로 와서 가위 제거 수술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대한 의료 과실에 분노한 환자는 이 같은 병원 측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집도의의 아내가 전화를 걸어 사과와 함께 재입원을 권유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며 “두 번 다시 그 병원에는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여성은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이며, 방치되었던 가위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곧 다른 병원에서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장 천공부터 패혈증까지… 체내 이물질 장기 방치 시 치명적 합병증
수술용 가위나 거즈 등 이물질이 체내에 장기간 머물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지속적이고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금속 재질의 날카로운 의료 기구가 복강 내에 방치될 경우, 환자가 움직일 때마다 기구가 이동하며 주변 장기를 손상시킬 위험이 매우 높다.
가장 대표적인 국소적 합병증은 장 천공과 장유착이다. 날카로운 가위 끝이 위나 장벽을 찔러 구멍을 내면 장 내용물이 복강 안으로 흘러나와 극심한 복막염을 유발한다. 또한, 우리 몸이 이물질을 격리하기 위해 주변 조직을 엉겨 붙게 만드는 과정에서 장기들이 비정상적으로 들러붙는 장유착이 발생하며 이는 만성적인 복통과 소화장애, 심할 경우 장이 막히는 장폐색으로 이어진다.
가장 우려되는 치명적인 상황은 전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다. 이물질 주변에 형성된 농양(고름)이나 장 천공으로 새어 나온 세균이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면 패혈증으로 악화된다.
패혈증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극심한 오한이 나타나고,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진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될 경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패혈성 쇼크가 발생해 의식이 혼미해지며, 신장이나 간 등 주요 장기가 동시에 기능을 상실하는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져 단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반복되는 체내 의료기구 잔류 사고
수술용 도구가 환자의 몸속에 남겨지는 의료 사고는 비단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4년 호주에서는 69세 여성 팻 스키너가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지 18개월 만에 뱃속에서 7인치(약 17.7cm) 길이의 외과용 가위가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방치된 가위 위로 신체 조직이 덮여 자라나면서, 의료진은 가위를 빼내기 위해 환자의 장을 완전히 절제하는 대수술을 감행해야만 했다. 병원 측은 뼈저린 사과를 전했지만 환자가 겪은 고통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이처럼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의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은 수술 전후 의료기기의 수량을 철저하게 점검하는 시스템을 엄격히 준수하고 수술실 내 안전 관리 감독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