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에바 알머슨의 붓 터치 무대로"…그림에 생명 불어넣은 ‘리나, 슈퍼히어로’ 연출가[인터뷰]

에바 알머슨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한국 창작진과 1년간의 협업 끝에 완성한 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 공연 모습. 두비컴 제공

공연과 함께 운영되는 특별전시는 작품 세계를 무대 밖으로 확장한다. 두비컴 제공

공연과 함께 운영되는 특별전시는 작품 세계를 무대 밖으로 확장한다. 두비컴 제공

공연과 함께 운영되는 특별전시는 작품 세계를 무대 밖으로 확장한다. 두비컴 제공

에바 알머슨의 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 공연 사진. 두비컴 제공

[파이낸셜뉴스] “에바 알머슨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화풍을 무대 위에 그대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세계적인 화가 에바 알머슨의 그림 세계를 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옮긴 ‘리나, 슈퍼히어로’이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다.

조재국 연출가는 20일 “단순히 그림의 이미지나 색채를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알머슨 작품에 깃든 따뜻한 감성까지 무대 위에 온전히 구현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며 “소품과 의상, 영상 등 무대를 채우는 모든 시각적 요소의 작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조율했다”고 밝혔다. 조 연출은 가족뮤지컬 ‘100층짜리 집’ ‘전천당’ 등을 작업했다. 극작은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 ‘딩동댕 유치원’과 뮤지컬 ‘전천당’ 등을 집필한 박수경 작가가 맡았다.

가족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는 꽃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열한 살 소녀 리나가 동생 미노, 로봇 인형 딩동과 함께 스케치북 속 세계로 뛰어들면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다. 에바 알머슨이 프로듀서로 직접 참여해 한국 창작진과 1년간 협업했으며, 공연을 위해 새로운 캐릭터도 직접 창조했다.

현실에서 환상으로…마법의 통로 ‘하트 포털’

무대 위에서 현실과 스케치북 속 세계를 생생하게 넘나들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 장치를 활용했다. 무대 중심에 자리잡은 공연의 시그니처 오브제인 ‘하트 포털’이 대표적이다.

조 연출은 “‘하트 포털’은 두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를 넘어 환상적인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한다”며 “하트의 형태도 에바 알머슨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구현해 작품 전체의 통일감과 따뜻한 정서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평면의 그림을 입체적인 인형 캐릭터로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원작의 감성을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리나와 미노, 딩동을 비롯해 거북이와 숲속 동물, 쓰레기 괴물 ‘붙어붙어’까지 원화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모습으로 완성했다.

그는 “단색 천을 사용하는 대신 원화의 섬세한 붓 터치를 원단에 직접 인쇄해 인형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로봇 인형 딩동을 눈여겨봐 달라고 당부했다. “마치 캔버스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처럼 붓결이 살아 있다”며 “쓰레기 괴물 붙어붙어 역시 알머슨 특유의 포근한 감성 안에서 무섭기보다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로 어린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귀로 듣는 한 폭의 그림…”공연 끝나도 찾아 듣는 음악”

음악 역시 알머슨의 따뜻한 화풍과 공연의 극적인 모험을 함께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포근한 선율과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을 결합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조 연출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아이와 부모 모두가 일상에서 다시 찾아 듣고 싶은,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귀로 듣는 것만으로도 눈앞에 거대한 캔버스가 펼쳐지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획 의도를 바탕으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도 발매했다.

작품을 대표하는 곡으로는 피날레를 장식하는 ‘우리는 모두 히어로’를 꼽았다. 리나와 친구들이 작은 실천을 모아 쓰레기 괴물을 물리친 뒤 함께 기쁨을 나누며 부르는 노래다.

그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힘찬 목소리로 퍼지는 이 노랫소리야말로 공연이 전하고자 하는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 세상을 바꾸는 영웅”

공연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모이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연출은 에바 알머슨의 말을 인용해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에바 알머슨 작가는 ‘아주 작은 행동들이 모이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공연을 관람한 모든 분이 자신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영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한편 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는 오는 8월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