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시아(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재택근무와 소비 절제를 권고했다. 2026.05.13. /사진=뉴시스
【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인도 정부가 금과 은에 대한 수입관세를 기존 6%에서 15%로 대폭 인상했다. 최근 악화하는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 감소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인도는 현재 세계 2위 귀금속 소비국으로 이번 조치로 향후 수요 둔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 정부는 13일(현지시간) 금·은 수입품에 대해 기본관세 10%와 농업 인프라 개발세(AIDC) 5%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효 수입세율은 종전 6%에서 15%로 크게 상승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귀금속 수입 급증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와 루피화 약세를 막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도 루피화는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금값 상승 속에 투자 목적의 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외환 유출 압력도 커지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주말 국민들에게 “1년간 금 구매를 자제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인도는 국내 금 소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금 수입 증가는 곧바로 외환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인도 금 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입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2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수익률 부진과 금값 상승 기대가 맞물리며 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것이다.
인도 정부는 최근 몇 주간 금 수입 억제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앞서 금·은 수입에 대해 3% 통합상품 서비스세를 부과하면서 은행들의 금 수입이 한 달 이상 중단되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4월 금 수입은 약 3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관세 인상이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도 정부가 2024년 중반 관세를 인하한 이후 감소했던 금 밀수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도 금괴 보석협회의 수렌드라 메흐타 사무총장은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를 인상한 것은 예상된 조치”라면서도 “이미 금과 은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세금 부담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뭄바이의 한 민간은행 귀금속 딜러 역시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밀수 차익이 상당해 암시장 거래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무역적자 축소와 루피화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밀수 증가와 소비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인도의 수요 변화는 국제 금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praghya@fnnews.com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