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부권 성장 거점 부상
AI·반도체·디지털 금융 전면에
글로벌 기업 유치 인센티브 마련
데이터센터·ICT산단 확충 추진
【파이낸셜뉴스 다낭(베트남)=김준석 특파원】 “다낭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베트남 미엔쭝(중부지역)의 정치·경제·산업 중심지입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 기업들이 이제 다낭을 비롯한 미엔쭝 지역을 새로운 투자처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하노이·타이응우옌성·박닌성 등 북부 제조업 벨트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 상업·금융권에 집중돼 왔다. 베트남 정부가 최근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중부권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면서 다낭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한국인에게 ‘경기도 다낭시’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해변 휴양도시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사흘간 기자가 찾은 다낭에서는 호텔과 리조트가 늘어선 해변 뒤편으로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다낭시 정부는 AI와 반도체, 디지털 금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글로벌 기업과 전문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세제·법률·비자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이미 LG전자의 베트남 연구소 분소와 베트남 대표 ICT 기업 FPT의 연구소가 들어선 데 이어 AI 데이터센터와 ICT 산업단지 확충도 추진되고 있다.
■2030년 AI 도시로…다낭 ‘AI 청사진’
지난 7일 다낭 푸라마 리조트에서 열린 ‘밋 코리아 인 다낭(Meet Korea in Danang)’ 행사에서는 한·베트남 간 AI 협력 확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날 행사는 7~9일 개최되는 ‘제5회 한·베트남 페스티벌’의 비즈니스 세션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한정일 주다낭 총영사는 개막사에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들과 다낭시 간의 다각적인 협력 관계를 촉진하는 적극적인 가교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AI, 하이테크, 혁신 창업과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응우옌 티 안 티 다낭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도 한국을 다낭의 핵심 파트너로 평가하며 과학기술·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안 티 부위원장은 “한국은 다낭시와 11개 지방자치단체가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파트너”라면서 “다낭시는 이 같은 한·베트남 협력 기반을 AI와 첨단기술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다오 티 타잉 타오 다낭 반도체·AI 설계 연구 및 교육센터(DSAC) 부소장은 “다낭시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스마트시티를 넘어 2030년까지 ‘AI 도시’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경제 비중을 지역내총생산(GRDP)의 35~40%까지 끌어올리고 AI·블록체인 기업 100개를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낭시는 최신 결의안을 통해 반도체·AI 및 첨단기술 분야 전문가와 우수 인재에게 개인소득세 전액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혁신 창업 기업과 과학기술 기관에 법인세 감면은 물론, 디지털기술 집중산업단지 내 ICT 인프라 자산 임대료를 최대 50%까지 지원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AI 인프라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타오 부소장은 “현재 AI 데이터센터 1곳과 국제 해저케이블 신설, 5세대(G)·6G 네트워크 확장, 중앙집중형 ICT 산업단지 2곳 추가 조성 중”이라고 강조했다.
■”호찌민·하노이와 다른 길 간다”
다낭은 AI·반도체와 함께 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호찌민과 다낭을 국제금융센터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다낭시는 이를 계기로 싱가포르·홍콩·두바이 등 기존 글로벌 금융도시를 단순히 추격하기보다 핀테크와 디지털 자산 등 새로운 금융 분야에 특화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센터 본부가 자리할 ‘다낭 제2 소프트웨어 파크’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지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낭은 유연한 규제 환경을 바탕으로 핀테크와 디지털 자산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스타트업과 핀테크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금융 중심지와 차별화된 베트남 고유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제도적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특례도 마련했다. 영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담 재판소와 분쟁중재센터를 설립하고, 외국인 핵심 전문가의 비자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조주연 KOTRA 다낭무역관장은 “다낭은 공항과 항만 등 물류 인프라를 갖춘 베트남 중부의 거점 도시”라며 “익숙한 관광지의 틀을 넘어 AI·반도체와 디지털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투자처를 검토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참고할 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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