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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이란 최고지도자, 대통령과 회동…안보사령탑엔 ‘강경파’

모즈타바, 건강이상설 속 페제시키안 만나 군사상황 논의

IRGC 16년 이끈 레자이 발탁…”호르무즈 통제, 핵폭탄보다 중요”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만났다고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모즈타바 공식 텔레그램 계정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회동했다. 이란 정부는 동시에 혁명수비대(IRGC)를 16년간 이끈 모흐센 레자이를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로 발탁했다.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최고지도자의 건재를 부각하는 한편 안보 사령탑에는 강경파 군부 출신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실은 성명을 통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시작하며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만나 대화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회동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최고지도자실은 두 사람이 “현재의 군사 상황과 향후 전망”을 비롯해 이란이 직면한 주요 현안과 문제를 상세히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은 모즈타바가 중동 전쟁 초기 최고지도자에 오른 이후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6일 모즈타바와의 소통이 “현재 매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모즈타바가 부친을 숨지게 한 공격 당시 다쳤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그의 건강과 통치 상황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5월 초에도 모즈타바와 만났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최고지도자실은 회동 사실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최고지도자실이 직접 회동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모즈타바의 건재와 국정 장악력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 장성도 이날 타스님통신에 모즈타바가 대중과 만나거나 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이 “앞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이란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장도 바뀌었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날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출신인 모흐센 레자이를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메흐디 타바타바에이 대통령실 대변인은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가 서기직에서 사임해 다른 직책으로 이동하면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레자이를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레자이는 이란 군부를 대표하는 원로 강경파로 꼽힌다. 1981~1997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맡아 이란·이라크 전쟁의 거의 전 기간에 걸쳐 혁명수비대를 지휘했다. 이후 여러 고위 정치직을 거쳐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으로 활동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레자이는 지난 7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것은 수십 개의 원자폭탄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임 졸가드르 역시 혁명수비대 지휘관 출신으로 지난 3월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에 올랐다. 졸가드르는 앞으로 모즈타바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미국과의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 시작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벌여왔지만 예비 합의가 무산됐고 현재는 중재국을 통한 메시지 교환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새롭게 요구하면서 협상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해온 레자이가 안보 정책의 핵심 자리에 복귀하면서 향후 대미 협상에서도 이란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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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