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 베선트 메모서 확인
日재무상 3일 공식발표 나설듯
美 매수 배경은 국채시장 안정화
BOJ 추가 금리인상 압박 해석도
엔캐리 청산 땐 증시 충격파 우려
2일 서울 시내의 한 환전소에서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이날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이틀 연속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자 미국도 유로 매도·엔화 매수에 나서며 보조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달러당 164엔에 근접했던 엔화 가치는 157엔대로 급반등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30~31일 이틀 연속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자 미국도 유로 매도·엔화 매수에 나서며 보조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 가치는 157엔대까지 급반등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3일 시장개입을 포함한 엔저 대응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며 양국은 공동성명 발표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와 BOJ가 이틀 연속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자 미국도 뉴욕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유로를 팔고 엔화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공동개입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에는 엔고를 막기 위한 엔화 매도였지만 이번처럼 미국이 엔화 매수에 나선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그 결과 지난달 3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157.20엔까지 상승했다. 이틀 전 164엔에 육박했던 달러·엔 환율은 일본 당국의 연속 개입 이후 157엔대로 내려왔다.
이번 개입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움직임이다. 미 재무부는 개입 전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하고 복수의 은행에 엔화 매수 가능성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회의 메모에는 ’50억~100억달러 규모의 엔화 매수’가 할 일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미국이 공동개입에 나선 배경으로는 미 국채시장 안정이 꼽힌다.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해 5월 기준 1조1431억달러로 전월보다 667억달러 감소했다. 엔저와 일본 금리 상승이 일본 기관투자가의 미 국채 매도를 자극하면 미국 장기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공동대응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공동개입과 함께 BOJ의 추가 금리인상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엔화 약세의 원인으로 BOJ의 금리인상 지연을 지목해 왔으며,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재정 확대 정책도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관심은 엔캐리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 청산 여부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거나 BOJ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엔화 차입 포지션을 한꺼번에 정리하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충격으로 2024년 8월 5일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12.4% 급락하고 한국과 대만 증시도 8% 넘게 떨어지는 ‘블랙 먼데이’가 아시아 증시를 덮쳤다.
조나스 골터만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시장이코노미스트는 “엔화 매도 포지션이 상당히 과도하게 쌓여 있다”며 “2024년 여름과 유사한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