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재무부가 올해 3·4분기(7~9월) 차입 규모를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했지만, 금융시장의 관심은 차입 규모보다 이번 주 발표될 국채 발행 전략에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재격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가운데 이미 수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른 장기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3일(현지시간) 3·4분기 순차입 규모를 7390억달러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전망보다 68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예상보다 현금 유입이 줄어든 영향이 컸지만, 초기 현금 잔고가 예상보다 많았던 덕분에 증가 폭은 일부 상쇄됐다. 이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 차입 필요 규모는 5월 전망보다 870억달러 늘어난 셈이다.
재무부는 4·4분기 차입 규모도 6280억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시장은 차입 규모보다 오는 6일 발표되는 분기 국채 발행 계획(Quarterly Refunding Announcement)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재무부가 2년물과 5년물 등 단기채보다 1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 국채 발행 비중을 확대할지 여부가 향후 미국 국채금리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장기채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며 미국 장기 국채금리를 수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채 공급까지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장기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할 때 재무부가 국채 발행 전략을 크게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예측 가능한 발행 기조를 유지해 이미 불안한 채권시장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이는 재무부의 국채 조달 비용과도 직결된다. 장기 국채금리가 오를수록 새로 발행하는 국채의 이자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무부가 장기물 발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발행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분기 국채 발행 계획은 재정적자 확대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국채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특히 장기물 발행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확대될 경우 장기금리 상승은 물론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어 투자자들은 재무부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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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