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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걸프전쟁 계기로 소득세 0% 두바이로 간 자국민들 모시기 나서

지난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모습.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영국 정부가 이를 기회로 삼아 두바이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을 다시 본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걸프 전쟁의 여파로 그동안 안전한 천국이라 불리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위상이 흔들리자 이곳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나섰다.

21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UAE에 영국이 24만명이 소득세 면제와 치안, 우수한 국제학교, 그리고 화려한 생활양식 이끌려 두바이를 선택했으나 점차 떠나고 있어 영국 정부는 이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AE를 비롯한 걸프만 지역 국가들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항공편 운항이 수시로 중단되는 가운데 두바이에서의 삶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분쟁 발생 이후 UAE 거주 영국인 8명 중 1명 꼴인 약 3만명이 이미 현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족의 안전을 우려하는 학부모들과 사업 계획을 재검토하는 기업가들로 학교들이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귀국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리브스 장관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주요7개국(G7) 국가 중 법인세율이 가장 낮다”며 각종 투자 인센티브와 경쟁력 있는 세제를 강조했다.

영국 재무부는 부유한 국외 거주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상장 기업에 대해 일정 기간 인지세를 면제해 주는 등 런던 금융시장의 매력을 높여 두바이를 떠난 자본과 인재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기대와 달리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UAE가 소득세 0%를 유지하는 반면, 영국은 고소득자에게 최대 45%의 소득세를 부과하며 자본이득세 또한 인상하는 추세다.

알라이언스 스트리트 컨설팅의 스탤론 셰이크 대표는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현재 영국의 세제 개편안은 큰 매력이 없다”며 “영국은 돈을 버는 사람들을 격려하기보다 벌을 주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많은 영국인이 두바이를 떠나면서도 본국이 아닌 스페인, 포르투갈, 혹은 태국이나 발리처럼 물가가 저렴하고 세제 혜택이 있는 제3국을 대안으로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두바이 이민 역사의 균열을 의미한다고 보면서도, 대규모 귀국 행렬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헨리 앤 파트너스의 도미니크 볼렉 대표는 “국제적으로 이동이 자유로운 가족들은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결정을 내린다”며 “전쟁이 진정되면 많은 이들이 다시 두바이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