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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 선거제도 개편을 전면에 내세운다. 중국 등 외국 세력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투표 및 유권자 등록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선거법 처리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이슈를 다시 정치 전면으로 끌어올리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미국 선거의 공정성과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백악관은 “미국 선거의 무결성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발표”라고 예고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대통령의 연설을 통해 현재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국민들이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문제와 경제 현안도 일부 언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2020년 대선 결과를 둘러싼 기존 주장을 다시 제기하는 동시에 중국 등 해외 세력이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없다면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며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핵심은 공화당이 추진 중인 ‘미국 구하기 법안(SAVE America Act)’이다. 법안은 투표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의무화하고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시민권 증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화당은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저소득층과 소수인종 유권자의 투표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 연방법은 이미 미국 시민만 연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 사례도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을 차기 선거를 앞둔 최우선 입법 과제로 삼고 있으며,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다른 법안 서명을 미루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태다.
이번 연설은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시점에 나온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경제와 이란 전쟁,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제도 개편을 핵심 의제로 내세워 보수 지지층 결집과 중간선거 국면 전환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에도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여러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과가 뒤집힌 사례는 없었다. 이후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사건 관련 피고인 대부분을 사면하거나 감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