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당 AfD 지방선거 2연승 약진
메르츠 총리 이끄는 집권 기민당
옛 동독지역서 사상 첫 원외 퇴출
중도 퇴조·여론 양극화 두드러져
베를린 시장직 좌파당에 내줄 판
‘베를린의 맘다니’ 에랄프, 좌파당 승리 견인. 20일(현지시간) 독일 좌파당의 엘리프 에랄프가 독일 베를린주 선거 투표 종료 후 출구조사가 발표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좌파당 베를린 시장 후보로 나선 에랄프는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의 딸로, 이번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과 비슷한 급진적 주거복지 공약을 내세워 ‘베를린의 맘다니’로 불렸다. 이날 좌파당은 중도보수 기독민주당을 제치고 제1당을 확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옛 동독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20일(현지시간) 2연승을 거뒀다. 중도 보수적인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이날 북동부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에서도 참패를 당했다. CDU는 사상 처음으로 해당 주의회에서 퇴출되는 수모도 겪게 됐다.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 경제적 어려움 가중 등 독일 내 극우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이 같은 CDU 등 중도성향 정당의 퇴조와 극우 보수화 강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CDU는 지난 6일 작센 안할트주에서도 참패했다.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는 작센 안할트 주와 마찬가지로 과거 동독의 한 주였다.
21일 ‘독일공영방송협회'(ARD)와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종 개표 결과 AfD가 38.2% 득표로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35.5%), 좌파당(6.5%), 녹색당(5.7%)을 제치고 제1당에 올랐다. AfD는 2021년 선거 때 16.7%보다 배를 넘는 득표율로 전체 71석 중 32석을 배분받게 됐다.
다만 과반에는 못 미친 데다 다른 정당들이 AfD와의 연립정부를 거부해 새 정부에는 참여하지 못할 전망이다. 29석을 확보한 SPD가 좌파당·녹색당(각각 5석)과 진보 연정을 꾸릴 전망이다.
CDU는 5년 전 13.3%에서 3분의 1 수준인 4.9%의 득표율로, 의석 배분 최소 조건인 5%에도 못 미쳤다. CDU는 주의회 원내 진출마저 실패하면서 역사적 참패를 기록했다. CDU가 주의회에서 의석을 1석도 받지 못한 건 16개 주를 통틀어 1945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이민자 5만 명이 유입된 이 지역에서는 반이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AfD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지렛대 삼아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이들은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같은 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AfD의 약진 속에 CDU는 시장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개표 결과 좌파당이 득표율 25.7%로 제1당을 확정했다. CDU가 18.8%, AfD 16.3%, 녹색당이 14.3%로 뒤를 이었다. 중도성향의 퇴진이 두드러지고, 여론의 양극화 현상이 첨예하게 드러난 셈이다.
CDU 득표율은 2023년 선거 때보다 9.5%p 떨어진 반면, AfD는 7.2%p 뛰었다. 전체 159석 가운데 좌파당이 47석, CDU 35석, AfD는 29석을 각각 가져갈 전망이다. 좌파당 주도로 새 정부가 꾸려질 경우 CDU는 지난 선거에서 22년 만에 되찾은 시장 자리를 도로 빼앗기게 된다. 이날 선거는 메르츠 총리에 대한 ‘간접 신임투표’로 통했고, 이번 참패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