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20㎜ ‘물폭탄’에 차량 수몰·산사태 속출
철도·버스 운행 중단…공항 이용객 터미널서 밤새워
일본 지바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13일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이번 폭우로 최소 2명이 숨지고 나리타공항에서는 약 7000명의 발이 묶였다. 출처=NHK방송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수도권인 지바현에 시간당 12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1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도로와 주택 침수, 산사태가 잇따르고 열차와 버스 운행까지 중단되면서 나리타공항에서는 약 7000명이 밤새 발이 묶였다.
14일 일본 기상청과 NHK에 따르면 지바시에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12시간 동안 347㎜의 비가 내렸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양으로 평년 8월 한 달 강수량의 3배에 가까운 비가 불과 반나절 만에 쏟아졌다.
지바시 미도리구에서는 전날 오후 6시부터 6시간 동안 약 450㎜의 강수량이 관측됐다.
레이더 분석 결과 전날 오후 11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지바시 부근에 12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1시까지 1시간 동안에도 구주쿠리정 부근에 약 120㎜, 도가네시 부근에 약 100㎜의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기록적 단시간 폭우 정보’는 13일 오후 5시부터 14일 오전 1시까지 모두 25차례 발표됐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이치카와시에서는 침수된 도로에 떠 있던 남성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야치요시에서도 물에 잠긴 도로에서 남성 1명이 발견돼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가시와시에서는 경승용차가 지붕까지 물에 잠기면서 차 안에 있던 남녀 2명이 구조됐다. 여성은 심폐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고 남성은 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쿠라시에서는 물에 잠긴 택시 안에서 의식이 없는 여성 1명이 발견됐다. 택시 지붕 위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남성은 구조됐다.
이치하라시에서는 “고령 남성이 물에 떠내려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하고 있다. 지바시 와카바구에서는 도로 침수로 차량 약 10대가 고립됐으며 이치카와시에서도 버스 2대와 차량 1대가 물에 갇혔다.
피해는 지바현 전역으로 확산했다. 아비코시와 인자이시 등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고 후나바시·나라시노·요쓰카이도·가마가야시 등에서는 도로와 주택 침수, 차량 수몰 신고가 잇따랐다. 시로이시에서는 물이 들어온 노인시설 이용자들을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시켰다.
폭우로 공항을 오가는 열차와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나리타공항에는 이날 오전 4시 기준 약 7000명이 터미널 안에 머물렀다. 터미널 밖에서 택시를 기다린 이용객도 상당수에 달했다. 공항 측은 평소 운영시간 외에는 출입할 수 없는 구역까지 개방하고 비축해둔 물과 식량, 침낭을 배포했다. 이용객들은 터미널 바닥에 침낭을 깔고 밤을 보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15분 지바현 22개 시·정에 내렸던 최고 수준인 ‘레벨 5 폭우 특별경보’를 레벨 4 폭우 위험경보와 레벨 3 폭우경보 등으로 하향 조정했다. 6개 시에 발령했던 레벨 5 산사태 특별경보도 레벨 4 산사태 위험경보로 전환했다.
다만 지반이 약해지고 하천 수위가 높아진 지역이 많아 추가 피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 지바현을 비롯한 간토 지역에는 15일 아침까지 최대 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특별경보가 해제되더라도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산사태와 하천 범람, 저지대 침수에 계속 엄중히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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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