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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 미국 영주권을 원하는 중국인들을 미국 시민과 위장결혼시켜 수천만달러를 챙긴 대규모 이민 사기 조직이 적발됐다. 10년 동안 1000건이 넘는 가짜 결혼을 주선한 것으로 추정되며 미 당국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결혼사기 사건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2일(현지시간) 중국인들이 미국 시민과 위장결혼해 영주권을 취득하도록 도운 혐의로 11명을 기소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들은 미국 영주권을 원하는 중국인에게 1인당 최대 10만달러를 받은 뒤 위장결혼 상대가 될 미국 시민을 모집했다. 결혼에 응한 미국 시민에게는 최대 3만달러를 지급했다. 당국은 이 조직이 10년 동안 수천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수법도 치밀했다. 피고인들은 미국 시민과 중국인 사이에 가짜 결혼식을 주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혼이 실제인 것처럼 보이도록 식당 등에서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까지 연출했다. 이후 이민 당국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는 등 영주권 신청 과정도 도왔다.
당국은 이들이 10년 동안 1000건이 넘는 위장결혼을 알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기소된 11명 가운데는 가짜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은 혐의를 받는 사람도 포함됐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은 “이번 사기는 단기간 운영하고 사라진 조직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운영된 음성 산업이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 시민이 되지 못했거나 법적으로 시민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범죄적인 방식으로 도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사기는 실제 대가를 초래한다”며 “누가 미국에 들어올 수 있고 누가 들어와서는 안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을 빼앗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뿐 아니라 합법적인 이민제도를 우회하거나 악용하는 행위까지 단속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입국과 영주권·시민권 취득 과정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자녀를 출산해 시민권을 얻으려는 이른바 ‘출산관광(birth tourism)’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데 이어 나왔다. 미국 정부가 출산관광과 위장결혼 등 합법적인 이민제도를 이용해 체류 자격이나 시민권을 확보하는 우회로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레드록 카지노 리조트 앤드 스파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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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