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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머 사임 압박 속 찰스 3세 킹스 스피치

킹스 스피치 통해 경제·에너지·안보 중심 입법 과제 발표 노동당 의원 20% 이상이 스타머 총리 퇴진 요구 찰스 3세는 정치 혼란 속에서도 예정대로 의회 개회 연설 진행

찰스 3세 영국 국왕.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3일(현지시간) 의회 개회 연설인 ‘킹스 스피치’를 진행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집권 노동당 내부에서 거센 사임 압박을 받는 가운데 열린 행사여서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킹스 스피치는 영국 국왕이 의회 개회식에서 정부의 향후 국정 과제를 발표하는 행사다. 엘리자베스 2세 재위 시절에는 ‘퀸스 스피치’로 불렸다. 다만 연설문은 국왕이 직접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선출된 정부가 마련한다.

스타머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킹스 스피치에는 총 37개 법안이 담겼다. 정부는 글로벌 충격과 지정학 리스크에 대응해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국가 안보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법안으로는 영국 마지막 용광로를 보유한 브리티시 스틸 완전 국유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성장을 위한 규제 법안’, 경쟁 규제를 단순화하는 ‘경쟁 개혁 법안’ 등이 포함됐다.

유럽연합(EU) 규정에 맞춰 영국 법규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럽 파트너십 법안’도 담겼다. 브렉시트 이후 악화된 EU 관계를 일정 부분 복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민 정책도 강화된다. 망명 신청자에 대한 세금 지원을 제한하고 난민 지위 유지 조건을 강화하는 ‘이민 망명 법안’이 포함됐는데, 이는 노동당 내 좌파 진영 반발을 부를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힌다.

원전 건설 절차를 간소화하는 ‘원자력 규제 법안’,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에너지 자립 법안’, 사이버 공격·극단주의 대응 등을 담은 국방 강화 법안들도 추진된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잉글랜드 폐지, 공공주택 확대, 청년 일자리 지원, 임대차 제도 개편 등 국내 정책도 포함됐다.

이번 킹스 스피치는 스타머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열렸다.

전날까지 차관 4명이 잇따라 사임했고, 노동당 하원의원 20% 이상이 총리에게 사퇴 또는 퇴진 일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당규에 따라 대표직 도전이 이뤄지면 경선을 받아들이겠지만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