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픈AI가 인공지능(AI) 모델 챗GPT를 출시한지 3년여 만에 이용자 수 10억명을 달성했음에도, 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소비자용 챗봇에 집중하는 사이 경쟁사 앤스로픽에 AI 주도권을 내주는 처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7월 31일 오픈AI는 “자사 AI의 활성 이용자 수가 10억명을 돌파했으며, 기업 고객 수도 200만곳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 30일 챗GPT를 공개한 이후 3년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이용자 10억명을 확보하는 데 6년이 걸린 것보다 2년 이상 빠른 속도다.
그러나 1일 WSJ은 오픈AI에 대해 “대표 서비스인 챗GPT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핵심 인력 이탈과 기업 고객 확보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반면 앤스로픽은 개발자용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의 대성공에 힘입어 매출 증가율과 기업가치에서 모두 오픈AI를 앞질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해 말까지 이용자 수 10억명 달성을 내부 목표로 삼았지만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2월에야 9억명을 기록했고, 다시 5개월이 지나서야 10억명을 넘어섰다. 오픈AI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초 비공개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상장 후 기업 가치가 1조달러(약 1450조원)에 미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올가을 IPO를 목표로 투자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앤스로픽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돼, 오픈AI가 지난 3월 말 기록한 평가액 8520억달러(약 1230조원)를 추월한 바 있다.
WSJ은 오픈AI의 위기에 대해 “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은 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오픈AI는 챗GPT 중심의 기업-소비자 거래(B2C) 모델에 집중했으나, 막상 거대한 수익이 창출된 곳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업들을 겨냥한 기업간거래(B2B) 코딩 도구 시장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픈AI가 동영상 생성 도구 ‘소라’, 자체 칩 개발, 소비자용 기기 등 화려한 프로젝트에 공들이는 동안, 앤스로픽은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코딩 모델 ‘소네트 3.7’과 ‘클로드 코드’를 선보이며 개발자 생태계를 빠르게 흡수했다.
이에 WSJ은 “개발자들 사이에서 오픈AI의 코딩 도구 ‘코덱스’와 관련해 ‘느리고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평가가 이어진 반면, 앤스로픽의 모델들은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 블랙스톤 등 대형 기업 고객들도 오픈AI 대신 앤스로픽과 파트너십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왕좌를 빼앗긴 오픈AI는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에 나섰다. 오픈AI는 그레그 브록먼 사장에게 제품 라인업 개편을 맡기는 한편, 코딩과 전문 업무에 특화된 신규 모델 ‘GPT-5.2’와 ‘GPT-5.6 솔’을 잇따라 출시했다. 또한 챗GPT, 코덱스, 웹 브라우저를 하나로 통합한 ‘슈퍼앱’을 선보이며 코덱스 관련 이용자 수를 1000만명 규모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 DC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 관계자, 의회 인사들을 만나 신규 모델을 시연하는 등 대외 행보를 재개했다. 그는 “지난 12개월은 우리에게 최고의 시간이 아니었고, 이는 주로 내 책임”이라면서도 “우리는 역대 최고의 12개월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