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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보다 공장 먼저"…산업 위에 올라탄 중국 AI, 설계자는 정부 [AI 패권, 중국의 반격④]

[국무원 ‘AI Plus’로 제조·의료·교육·농업 적용 확대]

2027년 AI 단말·에이전트 보급률 70% 목표

소비자용 챗봇보다 산업 자동화와 생산성 개선에 무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중국의 AI 정책은 챗봇 경쟁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무원은 ‘AI Plus’ 정책을 통해 제조, 과학기술, 소비, 민생, 거버넌스, 글로벌 협력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 패권, 중국의 반격] 4회에서는 중국이 AI를 산업 현장에 붙이는 방식과 제조업 중심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인공지능(AI) 정책은 챗봇보다 산업 현장에 더 가깝다. 딥시크와 큐원이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정책 문서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곳은 공장, 연구실, 병원, 학교, 농업 현장이다. AI 모델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붙여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8월 ‘AI Plus’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AI를 경제와 사회 전반에 결합하는 국가 차원의 실행 계획이다. 정책은 과학기술, 산업 발전, 소비 업그레이드, 민생, 거버넌스, 글로벌 협력 등 6개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목표도 수치로 제시됐다. 2027년까지 신세대 스마트 단말과 AI 에이전트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9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AI를 일부 기업의 신사업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기반 기술로 쓰겠다는 방향이다.

‘AI Plus’가 겨냥한 산업 현장

중국이 AI 적용을 서두르는 분야는 제조업이다. 제조업은 중국 경제의 기반이고, 전기차·배터리·태양광·로봇·전자제품 공급망이 모두 연결돼 있다. AI가 생산라인 품질 검사, 설비 예측 정비, 물류 최적화, 제품 설계, 공정 자동화에 쓰이면 기존 제조업의 비용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

국무원 정책은 AI 모델의 기초 능력 개선, 데이터 공급 혁신, 지능형 컴퓨팅 파워 확대, 오픈소스 생태계 조성, 인재 양성 등을 함께 담았다. AI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를 가진 산업 현장, 컴퓨팅 자원을 가진 클라우드 기업, 장비와 로봇을 만드는 제조사가 모두 정책 대상이 된다.

상하이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AI+제조’ 계획을 내놨다. 차이나브리핑은 상하이가 지난해 8월 ‘AI+제조’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계획은 AI를 산업 전환의 핵심 기술로 보고, 제조 현장 적용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다.

반도체·신소재·바이오까지 포함

중국의 AI 전시회 현장.(출처=연합뉴스)

제조업 적용 범위는 넓다. 조지타운대 CSET이 전한 중국 ‘AI+제조’ 문서에 따르면 중국은 신소재, 항공우주, 제약, 바이오,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여러 제조 분야에 대형 AI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문서는 생성형 AI뿐 아니라 에이전트형 AI 활용도 강조했다.

에이전트형 AI는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작업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제조 현장에서는 생산계획을 바꾸고, 부품 수급을 확인하고, 설비 이상 신호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 중국이 챗봇보다 공장을 먼저 보는 이유다.

중국 제조업은 이미 자동화 기반을 갖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전자 제조, 물류 창고, 항만 자동화 등에서 로봇과 센서, 데이터 시스템이 쓰이고 있다. AI는 이런 장비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로 배치된다. 모델 성능이 같아도 실제 공정 데이터에 얼마나 깊게 붙느냐에 따라 산업 효과가 달라진다.

교육·의료·농업으로 넓어지는 AI

AI Plus는 제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육 분야에서는 맞춤형 학습, 교사 보조, 평가 자동화가 언급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진단 보조, 신약 개발, 병원 업무 자동화가 들어간다. 농업에서는 병해충 진단, 스마트 농기계, 수확량 예측, 유통 관리에 AI가 쓰일 수 있다.

민생 영역도 정책에 포함됐다. 고령화와 도시 관리 문제를 AI로 풀려는 움직임이다. 스마트폰을 쓰기 어려운 고령층을 위한 음성 안내, 원터치 호출, 공공서비스 상담도 여기에 속한다. 중국 도시 곳곳에서 보이는 AI 안내 키오스크와 디지털 공공시설은 이런 흐름의 현장 사례다.

중국은 AI를 단독 제품으로 팔기보다 기존 서비스에 붙이는 방식을 많이 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는 AI 상품 추천과 판매자 지원 기능이 들어가고, 지방정부 행정에는 민원 응대와 문서 처리 자동화가 붙는다. 소비자용 챗봇이 화제를 만들지만, 정책 자금과 지방정부 프로젝트는 산업 적용에 더 많이 연결된다.

정부 주도형 AI 확산의 장단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중국식 AI 확산은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지방정부와 국유기업, 빅테크, 대학이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다. 장점은 속도다. 정책이 정해지면 지방정부가 산업단지와 실증사업을 만들고, 기업은 납품과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을 얻는다.

반대로 과잉 투자와 중복 사업 위험도 있다. 모든 지역이 AI 산업단지를 만들고, 모든 산업에 AI를 붙이려 하면 실제 수요보다 프로젝트 숫자가 먼저 늘 수 있다. 성과 평가가 기술 개선보다 도입 건수에 치우칠 가능성도 있다.

AI가 제조업 현장에 들어가려면 현장 데이터 품질이 중요하다. 설비 데이터가 표준화돼 있지 않거나, 공장별 시스템이 서로 다르면 모델을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중소 제조업체는 AI 인력과 컴퓨팅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중국 정부는 이런 문제를 인프라와 정책 자금으로 풀려 한다. 국가 단위 정책은 방향을 정하고, 지방정부는 공장과 산업단지에 적용 사업을 붙인다.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은 모델과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다. AI가 공장으로 들어가는 경로다.

국무원 정책 해설에서 쉬샤오란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급)은 AI Plus 정책이 경제·사회 각 분야와 AI의 깊은 통합을 촉진하고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Plus 이니셔티브는 경제와 사회 여러 분야에서 AI의 심층 통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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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