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드론 동원 모카 공격, 11명 사망·32명 부상
홍해 봉쇄 이어 육상 공격 확대…사우디와 충돌 격화
예멘 사나에서 지난달 말 후티반군 지지자들이 모형 미사일을 들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군 주둔지와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시설을 잇달아 공격하며 사우디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겨냥해온 후티가 육상 군사시설과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범위를 넓히면서 양측의 충돌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예멘 남서부 항구도시 모카에 있는 사우디군 병력 집결지와 무기고를 대상으로 “대규모 정밀 타격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사리 대변인은 공격에 다수의 탄도미사일과 무인항공기(UAV·드론)를 동원했으며 사우디 측 장비와 무기를 광범위하게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인을 포함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후티의 주장은 사우디 측 피해 상황과 차이가 있다. AFP에 따르면 모카 외곽의 친정부 무장세력 군사기지와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 바브알만데브 해협 인근 섬들이 공격을 받았다.
예멘 정부 측 의료기관은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3명과 군인 8명 등 1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우디군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 정부는 후티의 공격 주장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후티는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사리 대변인은 사우디가 병력과 무기·장비를 계속 보강하면서 예멘 서부 해안과 타이즈주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후티의 공격은 모카에 그치지 않았다. 후티는 이날 새벽 사우디 남서부 지잔 지역에 있는 아람코 정유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도 자신들의 드론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는 지난달 25일에도 지잔주의 아람코 정유단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우디가 후티 점령지인 예멘 서부 호데이다 항구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당시 공격 여파로 해당 시설은 이틀 뒤부터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최근 들어 후티와 사우디의 충돌은 홍해와 예멘을 넘어 사우디 본토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홍해를 운항하는 사우디 유조선을 잇달아 공격했다. 사우디는 이에 맞서 후티가 장악한 예멘 지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모카는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알만데브 해협과 가까워 전략적 중요성이 큰 곳이다. 이 일대에서 무력 충돌이 확대될 경우 사우디와 후티 간 교전이 예멘 내전을 넘어 홍해 해상교통과 원유 수송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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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