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다시 7000선을 내어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알파벳(구글)의 실적 호조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유가·금리 상승 부담과 낸드플래시 업황 둔화 우려가 겹치며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악재가 주가에 이미 선반영되어 저점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는 ‘펀더멘털 낙관론’과, 물가 상승과 금리 불안으로 3분기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6.48% 급락한 25만 2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6.67% 내린 179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간 이어지던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멈춰 서면서 삼성전자(1조 7568억 원)와 SK하이닉스(8731억 원)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진 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수급 불안 외에도 내년 하반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 둔화 경고음과 미국 고압선 악재, 유가·금리 상승에 따른 투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과도한 조정, 저점 매수 기회”…반도체 구조적 우상향론
그러나 주요 증권사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의 훼손이 아닌 단기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시장에 퍼진 낸드플래시 업황 둔화 우려는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내년 낸드 가격 하락 가능성이 선반영된 데다, 향후 공급 확대 역시 심각한 과잉 수준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조정을 거친 현시점에서는 펀더멘털을 근거로 저점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의 핵심 지표인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급 불균형 역시 견고한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KB증권 강다현 연구원은 “D램 생산 라인이 HBM에 집중 할당되면서 범용 D램 수급까지 한층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HBM 공급이 늘수록 올 3분기 메모리 가격이 최소 30% 이상 급등하는 강력한 선순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해외 투자은행(IB) 및 월가의 시각도 비슷하다. 에버코어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기관들은 AI 추론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병목 현상을 지적하며, 최근의 매도세를 강력한 ‘매력적인 매수 진입점’으로 평가했다.
“3분기는 인내의 시간”…4분기 변곡점 전망하는 신중론
반면,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3분기까지는 시장 흐름을 신중히 관망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 문남중 글로벌전략팀장은 “그동안 실적 호조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유가 상승과 물가 급등으로 기준금리보다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팀장은 물가 불안이 진정되는 4분기, 특히 9월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증시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상무 역시 “코스피가 한 달 반 만에 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진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며 가격 조정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서도 “7~8월 관세 및 유가 변수 등이 남아있어 하락세가 멈추는 것을 확인하며 천천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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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