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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예상했는데"…’기존 투자자 못 막는다’ 회의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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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12조→4~5조 축소” 제시했지만 산출 근거는 공개 안 해

코스피 6.37% 급락 “기존 규제 일부 조정 수준, NXT서 실망 매물”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소 5000만원은 될 줄 알았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F·ETN)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하자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반응이다.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겠다며 내놓은 첫 보완책이었지만 투자자들은 규제의 강도보다 ‘왜 3000만원인가’부터 따져 물었다.

■”12조를 4조로”…3000만원은 어떤 계산이었나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할 때 충족해야 하는 현금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현금과 주식·ETF·채권 등의 대용가액을 합쳐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맞출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수 주문을 내는 시점마다 현금 3000만원을 보유해야 한다. 거래 경험에 따라 증권사가 예탁금 기준을 낮춰줄 수 있었던 예외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시장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현금 요건이 강화되더라도 이미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단위로 거래하는 투자자에게는 실질적인 진입장벽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규제의 초점도 외국인과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에게만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는 현금 3000만원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약 12조원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모가 출시 초기 수준인 4조~5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부 추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계좌 분포와 거래 규모, 거래대금 감소 효과 등 구체적인 분석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3000만원에 절대적인 산식은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현금 여력과 수요 감소 효과, 지나친 시장 위축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12조원 시장을 최소 4조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그 계산 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규제가 투자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정책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객관적 근거와 효과 분석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발표 직후 쏟아진 실망 매물…”기존 규제 일부 조정”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3.81p(6.37%) 내린 6820.6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37.59p(4.53%)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정책 발표 이후에는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정규장에서 8.77% 하락한 데 이어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 낙폭을 9.30%까지 키웠다. SK하이닉스도 정규장에서 11.53%, 애프터마켓에서 12.10% 각각 급락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방안은 기존 규제를 일부 조정한 수준으로 해석된다”며 “정책 발표가 나온 오후 4시 이후 NXT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이익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데이터센터 정책 변수와 CXMT(창신메모리) 기업공개(IPO) 경계감 등이 겹치며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광고 금지, 사전교육 확대, 매매단위 상향 등이 함께 시행되는 만큼 기본예탁금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정책의 설계”라며 “시장 변동성이 정책을 바꾸게 만들 정도였다면 규제 역시 그만큼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했는데, 발표 첫날부터 ‘3000만원으로 충분하냐’는 의문이 쏟아졌다는 점 자체가 이번 대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