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경제성장률 전망 등 반영
은행채 금리 상방압력 당분간 지속
가계 신규취급 막혀 대출성장 제동
기업대출로 보완… 효과는 미지수
은행채 금리가 4%대로 올라서면서 예대마진 확대가 예상된다. 하지만 은행권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대출 성장이 제한된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 AAA) 5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4.151%로 전일 대비 0.096%p 올랐다. 2023년 12월 1일(4.174%)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채 금리는 올해 들어 3.5~3.8%대에서 움직이다가 중동 사태 등의 영향으로 3월 말 4%를 넘었다. 이후 종전 기대감에 3% 후반대로 내려왔으나 평화협상이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달 30일 4%대를 재차 돌파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에 중동 사태와 함께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률 전망 개선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물가 부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은행채 금리는 당분간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금리 상승분은 신규 대출금리에 먼저 반영되는 반면, 은행이 수신금리를 즉각 올릴 유인은 크지 않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 단순 평균(서민정책금융 제외)은 지난해 12월 1.262%p에서 올해 1월 1.504%p, 2월 1.470%p, 3월 1.512%p로 벌어졌다.
다만 예대마진 확대에도 은행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가계대출이 줄고 있어서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29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821억원 감소했다.
은행 이익은 예대금리차뿐만 아니라 대출잔액 증가율과 대손비용에 좌우된다. 대출금리가 올라도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신규 취급이 막히면 순이자이익 증가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올해 5대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도 1.5%로 전년도(1.7%)보다 낮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만큼 대출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춰 물량 확대에 나설 유인도 크지 않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둔화를 기업대출로 메우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866조64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1조3392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넉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증가액(24조1029억원)에 육박한다.
기업대출 확대도 실적을 온전히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분 중 금리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대출이 12조6027억원으로 약 59%를 차지한다. 여기에 올해 1·4분기 말 기준 5대 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이 0.46%로 지난해 말보다 0.09%p 오른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는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대출 마진은 좋아질 수 있지만 가계대출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