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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1주택 예외 판단, 은행 알아서… 책임 미룬 금융당국

“개별사정 폭넓게 반영” 명분

“모호하면 별도 문의” 전달만

기준 모르는 차주 혼란 불가피

은행 입장에서도 적극 못나서

대출 심사에 보수적일 수밖에

금융당국이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적용 심사에서 예외 판단을 은행에 맡기면서 현장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개별 차주의 사정을 폭넓게 반영하겠다는 취지지만 은행들은 부실 심사 등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대출을 오히려 보수적으로 운용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심위에 책임 떠넘겼나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 발표 이후 은행 창구에는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부부합산 기준)로 △해당 주택을 임대하고 있고 △본인과 배우자 모두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이력이 없는 경우를 ‘투기’로 보고 전세대출보증을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모봉양, 직장이동 등 불가피성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각 은행에 마련된 여신심사위원회가 개별 사정을 판단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다양한 비거주 사유를 최대한 인정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은행권에서는 책임을 은행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들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LTV 우대 혜택 여부를 판단할 때도 예외 인정에 대해 여신심사위원회의 심사에 맡겼다.

은행 여심심사위원회를 통한 판단은 2018년부터 운영해온 방식이지만, 정작 현장에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은행이 개별 차주의 사례들에 대해 재량으로 불가피성 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내려준 사례들에 한해서만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위원회는 명료화된 은행의 가이드나 전례가 있는 사례에 대해서만 대출을 승인하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 예외 판단도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내주는 사례들에 한해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별심사 한계… 대출 더 조일수도

특히 금융사 재량에 맡길 경우 비슷한 사례라도 은행마다 대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차주의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설명이 있는 사례나 전례가 있는 사안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수많은 사례들을 개별 심사하는 것은 책임소지의 문제도 있고, 인적·물적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소요돼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판단이 어려운 사례는 금융사가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관련 판단을 금융권과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외 여부를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으로 묶기보다 금융사가 차주의 구체적인 사정을 바탕으로 판단하도록 하고, 유권해석을 통해 기준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당장 당국 차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관련)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은 없다”며 “심사가 모호한 부분을 문의해 오면 당국이 유권해석을 내려주고, 그 내용을 전체 금융권에 공유·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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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