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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실손보험에 소비자도 설계사도 '시큰둥'

과잉진료 억제·손해율 완화 목표

요금 낮추고 보장 줄인 5세대 나와

신규 가입자 대상 확장성은 유효

“기존상품 전환 수요 제한적” 중론

보험료를 낮추고 비급여 보장을 축소한 5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다. 보험료 인하와 구조 개편이라는 정책 목표에도 소비자와 보험설계사 모두에 전환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16개 보험사는 지난 6일부터 5세대 실손보험 판매에 들어갔다. 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 일부 비중증 비급여 항목의 보장을 축소하는 대신, 보험료를 기존 대비 30~50% 낮춘 것이 특징이다. 비급여 과잉 진료를 억제하고, 누적된 실손보험 손해율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출시 초기 현장의 분위기는 금융당국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자기부담금이 낮고 비급여 보장 범위가 넓은 1·2세대 실손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기존 보장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의료 이용 경험이 있는 가입자일수록 보장 축소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보험료가 줄어드는 것보다 병원 이용시 보장이 줄어드는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도수치료나 비급여 진료 이용 가능성을 고려하면 굳이 기존 상품을 바꿀 이유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40대 자영업자 B씨는 “실손보험은 한 번 갈아타면 이전 조건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는 초기 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낮고, 보장 범위가 넓어 가입자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대규모 이동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병원 이용 빈도가 높은 가입자일수록 기존 상품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설계사들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실손 전환 계약은 일반 보장성보험 신계약 대비 수수료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세대별 보장 구조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환 이후 고객이 체감하는 보장 축소 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민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GA(법인보험대리점) 관계자는 “기존 실손과 비교해 어떤 보장이 줄어드는지 설명하는데 오래 걸린다. 전환 이후 고객 불만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권유하기 쉽지 않다”며 “보험료 인하 만으로 가입자를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보험사들은 5세대 실손보험이 기존 가입자 중심의 전환 시장보다는 신규 가입자를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병원 이용이 적은 20~30대나 보험료 부담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층 위주로 제한적인 수요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계약전환 할인과 선택형 특약 등을 통해 가입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수준의 추가 유인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전환율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