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루평균 결제 올들어 최저
美주식 거래규모도 2조대로 줄어
S&P 등 뉴욕증시 급반등했지만
빅테크 주가 너무 올라 매수 부담
환율·국채금리 불안감도 변수로
국내 증시 급락에 놀란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서도 지갑을 닫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이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화결제 거래대금 연내 최저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이달 1~21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일평균 결제금액은 20억2240만달러(약 2조8070억원)로 집계됐다. 결제금액은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친 수치다.
이달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해외주식 일평균 결제금액은 24만8649만달러(3조4512억원)이다. 올해 1월 24억50만달러(약 3조3318억원)로 시작해, 국내외 증시가 절정에 이르던 6월에는 31억5430만달러(약 4조3781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달 22억150만달러(약 3조556억원)로 급감하고, 이달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6월 고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학개미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도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주식 일평균 결제금액은 6월 29억8330만달러(약 4조1408억원)에서 7월 20억8610만달러(약 2조8955억원), 8월 19억4980만달러(약 2조7063억원)로 감소했다.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도 크게 줄었다. 이달 일평균 순매수 금액은 5670만달러(약 786억원)로 매수 우위를 유지했지만, 지난 달 1억9930만달러(약 2766억원)보다 71.6% 급감했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보다는 기존 보유분을 관리하며 시장을 지켜보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종목 선택 어려운 시장”
뉴욕증시가 고점을 회복한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674.37, 나스닥종합지수는 2만6180.4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이달 13일 7798.99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나스닥도 2만6000선을 회복했다.
지수 회복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종목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석훈 키움증권 리테일플랫폼부문 투자컨텐츠팀장은 “미국 증시 회복을 이끈 것은 실적이 좋았던 빅테크 기업들이지만 이미 비싼 주식이라는 인식이 있어 추가 매수에는 부담이 있고, 한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페이스X나 최근 상장한 종목들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빠져 있다”라며 “기존 포트폴리오 종목을 더 담기도 어렵고 새로 살 만한 눈에 띄는 종목도 많지 않아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업종과 테마 전반의 거래가 주춤하다”라며 “최근 한두 달 동안 급락과 변동성 장세를 겪은 만큼 아직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고 전했다.
환율과 국채 금리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4.73%, 30년물은 5.27% 수준으로 올라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달러 표시 결제금액이 작아 보이는 효과도 일부 있다”면서도 “국내 증시에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달러로 환전해 해외주식에 추가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 데다 미국 장기금리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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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