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삼성전자(005930)
9000억 팔며 3일만에 매도 우위
종가기준 지분율 46%까지 줄어
“韓반도체시장 투심 위축됐단 뜻”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빠르게 덜어내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대표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MSCI EM)에서도 삼성전자 비중이 대만 TSMC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외국인의 비중축소가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46.7%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57%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외국인 지분율은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왔고, 올해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더해지면서 50%선도 내줬다. 연초 52%를 웃돌던 지분율은 7개월 만에 46%대로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때 가장 먼저 편입하는 대표 종목”이라면서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보유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반도체 투자 심리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3일에도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8400억원을 순매도했고, 삼성전자도 9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3거래일 만에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3조4000억원 순매도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에서도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약해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7월 기준 MSCI 신흥국지수 내 삼성전자 편입 비중은 6%에 그쳤다. 반면 TSMC는 15%로 삼성전자의 2.5배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TSMC의 편입 비중 격차는 9%p로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한때 8%까지 올라갔던 비중을 한 달 만에 6%까지 잃은 반면 TSMC는 15% 수준을 유지했다.
주가 낙폭도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장중 저가 기준 직전 고점 대비 48% 하락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대 낙폭인 47%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도 주가는 8% 넘게 급락했다. 반면 12개월 예상 영업이익은 476조원에서 475조원으로 1조원 감소하는 데 그쳐 금융위기 당시 예상 이익이 급감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MSCI EM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편입 비중 격차는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며 “외국인의 삼성전자 언더웨이트(비중축소)가 심화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TSMC보다 순이익 규모와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수익률은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낮다”며 “현재는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비중 축소가 이뤄진 국면으로 향후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가 삼성전자와 코스피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