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 복잡성·사안 중대성 고려한듯
노봉법 시행 후 완성차업계 첫 판단
금속노조, 지노위 결과 무관 7월15일 총파업 예고
업계 긴장 고조…현대차 판단 ‘나침반’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뉴스1
[파이낸셜뉴스] 노동위원회가 1일 현대자동차의 하청 사용자성 판단을 다시 한 번 연기했다. 지난달 24일과 이날에 이어 오는 15일 3차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여러 하청업계와 걸쳐 있는 이해관계의 복잡성, 현대차 사용자성 판단에 따른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전국금속노조가 현대차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에 대해 2차 심판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울산지노위는 이달 15일 3차 심판회의를 열고 논의를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금속노조 산하 10여개 지회는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인 현대차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직접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해 왔다.
교섭 요구 주체는 사내·외 하청에서 생산·경비·조리·영업 등을 담당하는 조합원 1600여명이다. 남양연구소와 울산·아산·전주공장의 사내하청, 보안업체, 구내식당, 차량 판매 대리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금속노조는 해당 분야가 “노동조건 개선, 작업환경 개선, 노동안전보건 보장에 있어 현대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주장 중이다.
결론이 미뤄지면서 노사 대치도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업계의 긴장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노위 결과와 무관하게 오는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로, 9월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하청과의 사용자성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과 행정소송 등 추가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원청 사용자성과 관련한 주요 판례는 엇갈린다. 최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으나, 노조 측은 해당 판결이 개정 노조법 적용 이전의 구법을 기준으로 내려진 것이라며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지역 노동위에서는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등 대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현대차를 대상으로 한 노동위의 사용자성 판단은 완성차 업계와 다른 대기업의 하청 교섭 향방에도 나침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로서는 올해 교섭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순이익 3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 중인 정규직 노조와의 임단협에 더해 하청 노조와의 교섭 줄다리기까지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매년 원청 노조와도 교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하청 노조까지 교섭하게 되면 경영상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