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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 침체 돌파구 된 아세안
BYD 등 태국·인니 점유율 급증
내연기관차 시장 맹주 日 위협 속
현대차 공장 가동률 47% ‘비상’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지난 4월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평소 타던 롤스로이스 대신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출근했다. 해당 차량은 아누틴 총리가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산업연맹(FTI)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0%나 급증해 12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BYD를 비롯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침체와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에서는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이 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역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맹주인 일본 도요타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반면 아세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온 현대자동차는 프리미엄 일본차와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차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가동률은 이미 50% 아래로 떨어지며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아세안 국가들이 전기차 전환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전기차의 약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中 BYD, 아세안 공략 가속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1502억3000만위안(약 33조7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축소하면서 내수시장이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부진을 돌파할 핵심 시장으로 아세안을 낙점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아세안 주요국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의 독무대로 변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에서는 중국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BYD의 주력 모델인 아토3와 돌핀은 태국 순수 전기차(BEV) 시장에서 70~8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태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기존 일본 내연기관 차량의 입지까지 빠르게 잠식하는 모습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일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인도네시아자동차제조업협회(가이킨도)에 따르면 BYD는 올해 4월 소매 판매 기준 6274대를 판매하며 토요타와 다이하쓰에 이어 전국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약 4.8%에 달한다. 여기에 우링(1.7%), 체리(1.6%) 등 중국 브랜드를 합치면 점유율은 10%에 육박한다. 반면 한때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현대차는 도매 판매 기준 10위에 머물렀다.
소득 수준이 높은 싱가포르에서도 BYD는 테슬라와 경쟁하고 있다. 지난 4월 판매량 기준 BYD의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1만1184대를 판매하며 오랜 기간 선두를 지켜온 토요타를 제치고 처음으로 연간 브랜드 판매 1위에 올랐다.
■中전기차 승부수 ‘현지 통째 생산’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은 단순한 완성차 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아세안 역내 무관세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현지 공급망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동시에 동남아 시장에서 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BCG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터리와 핵심 부품 공급망까지 현지로 이전하며 아세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BYD는 태국 공장에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15만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현지 공장 완공 및 가동을 확정했다. JP모건에 따르면 BYD를 비롯해 체리, 장안자동차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이 2026년까지 동남아를 포함한 해외 거점에 건설 중인 신에너지차 공장은 총 14개에 달한다.
■현대차 공장 가동률 47%로 뚝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 아세안을 전초기지로 삼아온 현대자동차에는 비상이 걸렸다. 기존 내연기관 시장을 장악한 일본 업체들에 이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까지 겹치면서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47.3%를 기록했다.
인도(94.2%)와 미국(10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공장 가동 2년 만에 110%를 웃도는 가동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락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단순 수출을 넘어 배터리부터 시작되는 전기차 생태계 전체를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세안 지역에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생산 안정성과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차량용 반도체와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까지 강화하고 있어 아세안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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