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순집 국제사업본부장을 만나다
국제기준 아동 중심 사업 역량 인증
지역사회 환경·건강 등 통합적 고려
단순 지원 넘어 아동 권리 기반 운영
78년간 쌓아온 전문성·신뢰 결실
기획부터 재원·실행·성과 관리까지
파트너 국가 교육 정책·시스템 맡아
읽기·쓰기 등 기초학습 중요성 강조
교사 역량·디지털 접근성 강화 박차
“베트남 등 동남아 파트너십 추진 중”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 본부장이 서울 중구 초록우산 본사에서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한 아이 후원이 한 나라의 교육 변화로 이어집니다.”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 본부장은 “초록우산이 국내아동을 가장 잘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동복지 전문기관을 넘어, 글로벌 교육 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 고아 지원에서 출발한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올해 아시아 비영리단체(NPO) 최초로 글로벌 교육 파트너십(GPE)의 ‘GA'(공식 실행 파트너·Grant Agent) 자격을 획득했다. GPE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함께 아동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협력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교육 협력기금이다. 특히 초록우산이 획득한 GA는 단순히 기금을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다. 파트너 국가의 교육사업 기획과 재원 관리, 실행 지원, 성과 관리까지 책임지는 공식 실행 파트너다. 초록우산은 이번 자격 획득을 계기로 개별 학교나 지역 단위 지원을 넘어서서 국가 차원의 교육 정책과 교육 시스템 개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GPE GA 자격 획득의 의미와 향후 글로벌 교육 협력 방향 등을 백 본부장에게 18일 들어봤다.
―초록우산이 아시아 NPO 최초로 GPE GA 자격을 획득했는데, 이번 성과는 초록우산과 한국 NPO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초록우산이 국내 아동을 가장 잘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동복지전문기관을 넘어서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GPE는 각국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 협력 플랫폼이다. 그 안에서 GA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초록우산이 국제 기준에 맞는 사업 수행 역량과 재원 관리 체계, 아동 중심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특히 아시아 NPO 가운데 처음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교육의 힘으로 세계 굴지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시민사회가 국제개발협력의 주변 참여자가 아니라, 글로벌 교육 의제를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초록우산 한 기관의 성과를 넘어 한국 시민사회의 성장과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GA 자격 획득 역시 한국 NPO가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GA라는 개념은 대중에게 다소 낯선 용어다. 이 자격을 획득하면 어떤 일을 확장할 수 있나.
▲초록우산은 앞으로 GPE 지원금이 각국의 교육정책과 우선순위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파트너 국가의 교육사업 기획, 재원 관리, 실행 지원, 성과 관리 등을 수행한다. GA는 단순히 자금을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다. 교육 지원이 필요한 국가의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와 협력해 어떤 교육 문제가 가장 시급한지 함께 분석하고 그에 맞는 사업을 설계하며, 지원금이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쓰이도록 책임지는 역할이다. 초록우산은 이제 개별 학교 지원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과 시스템 개선에 참여하는 GPE 공식 실행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한 교실을 바꾸는 것에서, 한 나라의 교육 환경을 바꾸는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GA 자격을 어떻게 인정받았나.
▲초록우산은 1948년 설립 이후 국내외에서 다양한 아동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사업 기획부터 재정 관리, 모니터링 및 평가, 아동보호, 현지 파트너십 운영까지 국제개발사업 전반의 역량을 축적해왔다.
GPE GA 자격 획득 과정에서 초록우산은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 사업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는 역량,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체계, 교육 분야에 대한 실질적 전문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아동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아동권리 기반 접근을 모든 사업에 적용해온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GPE가 확인하고자 한 것은 결국 ‘좋은 사업을 하는 기관인가’를 넘어 ‘국제사회의 재원을 맡길 수 있는 기관인가’였다고 생각한다. 초록우산은 지난 1년여 동안 그 신뢰를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
―세계 여러 국제 NPO와 개발협력 기관이 있다. GPE가 아시아 NPO 가운데 처음 초록우산을 GA로 인정한 이유는.
▲첫째, 초록우산이 지닌 아동 중심 교육 전문성과 현장 실행 역량이다. 초록우산은 교육을 단순히 학교에 보내는 문제로 보지 않고, 아동의 권리와 보호, 건강, 지역사회 환경까지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관점으로 사업을 수행해왔다. GPE가 중시하는 포용적·아동권리 기반 접근과 초록우산의 사업 방식이 맞닿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한국 시민사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다.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요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경험, 정부·기업·시민사회를 아우르는 초록우산의 파트너십 역량이 함께 평가받은 결과라고 본다.
―이번 자격을 통해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사업국에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나.
▲현재 초록우산은 베트남과 필리핀을 중심으로 국가별 교육 수요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두 국가는 모두 교육 수요가 크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다르다.
베트남은 전반적인 교육 성취가 높은 편이지만 지역, 소득 수준, 사회적 취약계층 간 교육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농촌·산간지역과 소수민족 청소년의 진로·직업역량 개발 기회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필리핀은 기초학습 위기가 특히 시급하다. 기초 읽기와 수리력 부족, 영유아 단계의 학습 격차, 반복적인 재난으로 인한 수업 중단과 학습결손이 중요한 교육 문제로 확인된다.
초록우산은 이를 바탕으로 기초학습, 디지털학습 전환, 청소년 역량강화를 중심으로 협력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문해력·수리력 향상을 위한 콘텐츠, 보충학습, 맞춤형 교재 개발, 교사연수, 스마트교실 구축, AI 기반 맞춤형 학습, 코딩·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진로탐색과 직업준비 지원 등이 포함된다.
―현지 아이들에게는 실제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나.
▲아동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더 안전하고, 더 포용적이며, 실질적으로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초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더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취약계층 아동들이 교육 기회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교사들은 더 효과적인 교수법과 교육 자료를 활용하게 되고, 학교는 아동이 안전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지원한 아동의 숫자가 아니다. 교육시스템이 개선되면 특정 사업에 참여한 아이들뿐 아니라, 더 많은 아이들이 더 오랜 기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하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게 됐는지가 진짜 변화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GPE에는 매칭 펀드 구조가 있는데, 국내 기업이 10억원을 기부하면 어떤 방식으로 더 큰 교육사업이 되나.
▲GPE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민간의 기부가 더 큰 교육 투자로 이어지는 협력 구조다. 국내 기업이 10억원을 기부하면 GPE의 1대 1 공동재원 구조를 통해 동일한 규모인 10억원이 추가로 매칭될 수 있다. 기업이 기부한 10억원이 총 20억원 규모의 교육사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같은 사회공헌 예산으로 두배의 규모, 두배의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GPE 참여의 가장 큰 의미다. 이렇게 조성된 재원은 기초학습 향상, AI 및 디지털 교육 확대, 직업기술교육훈련 강화 등 국가 교육정책과 연계된 사업에 직접 활용된다. 기업의 기부가 단순한 후원을 넘어 한 나라의 교육 시스템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초록우산은 이 과정에서 어떤 연결자 역할을 하게 되나.
▲초록우산은 기업의 선한 의지가 실제 교육 변화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가교가 되고자 한다. 많은 기업은 교육, 디지털, 아동, 미래세대, 포용성 같은 가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를 국제 교육협력 안에서 어떻게 구체화하고 어느 국가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초록우산은 기업의 사회공헌 방향과 GPE 사업에 참여할 파트너 국가의 교육 수요를 연결한다. 국제 기준에 맞는 사업 설계와 실행, 성과관리, 투명한 보고도 지원한다.
―이번 GA 자격 획득 이후 3~5년 안에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가 만들고 싶은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그 기간에 초록우산은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주체로서 한국의 기업, 재단, 정부 공적개발원조(ODA), 그리고 국제 교육기금을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주요 사업국에서 아이들의 학습 성과를 실제로 높이고 교육 환경과 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가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현재 교육사업 협력을 준비 중인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실질적인 변화도 만들어내겠다. 베트남에서는 아동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필리핀에서는 기초학습을 보다 강화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펼쳐질 교육사업의 중심에 초록우산이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초록우산의 전문성과 성과를 지속 관리, 축적해 향후 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함께 하고 싶은 국내 후원자와 기업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국제개발협력은 아동 한명, 하나의 학교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교육환경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초록우산은 그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다만, 이와 같은 거대한 변화는 특정 기관의 힘만으로는 이뤄내기 어렵다. 아동 한명의 미래를 넘어 한 국가의 교육을 변화시키는 일에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주길 바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로딩 중…
로딩 중…
로딩 중…
레이어
“亞 최초 ‘GPE GA’ 획득… 글로벌 아동교육 리더 자리매김” [Weekend 나눔과 기부]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 본부장은 “초록우산이 국내아동을 가장 잘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동복지 전문기관을 넘어, 글로벌 교육 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록우산이 아시아 NPO 최초로 GPE GA 자격을 획득했는데, 이번 성과는 초록우산과 한국 NPO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