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학교는 ‘소송’ 얼룩, 공무원은 역량 후퇴"… 법학계,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 촉구

한국법학교수회 등 주최 토론회서 법교육 한계 지적 쏟아져

“법률 폭발적 증가… 리걸마인드 충실히 습득해야”

“국가법교육위원회·진흥원 등 설립해 체계적 정책 거버넌스 구축해야”

한국법학교수회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채상병 국정조사특위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안의 의의와 쟁점’이란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한국법학교수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법학교수회가 복잡다기해지는 사회상에서 원만한 갈등 해소 등을 위해 법교육이 국민의 생애주기에 맞춰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에 계류 중인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등을 촉구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채상병 국정조사특위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안의 의의와 쟁점’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한 최봉경 한국법학교수회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뮌헨대)은 대륙법계라는 한국의 사법적 토대와 법령의 다양화란 시대적 흐름에 맞춰 법학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대륙법계의 성문법 국가이고, 성문법 국가에서 법해석과 법발견은 무엇보다도 일정한 체계적 법학교육을 전제로 한다”며 “수많은 법규범을 헌정질서에 맞게 통일된 의미체계를 가지도록 해석하려면 법의 개념과 기능 그리고 법학의 본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어 “세상이 갈수록 복잡해져 법률의 숫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그러다 보니 법의 세계도 말과 글의 정글처럼 복잡해졌으므로 법적 사고방식(리걸 마인드)을 과거보다 더 충실히 습득해야 정글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정의로 나아가는 길을 스스로 향도해 나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사법연수원 제30기)은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 사회관계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갈등 양상 등 과거와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으므로 법치주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민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어떤 법전 안에 머물러 있는 법이 아니라 진정 우리 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진정한 가치가 이 법 안에 들어 있다는, 그 법을 시민들과 또 학생들에게 어렵지 않게 저희가 다가가는 그런 법교육이 정말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배화순 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학교 공교육에서 법교육의 이수 시간 등이 축소돼 학교 현장이 교육적 해결 대신 소송 중심의 ‘사법화’로 멍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학교폭력 등 갈등 상황에서 교육적 개입 대신 초기부터 소송과 변호사 대동 등 사법 절차에만 의존하면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던 ‘학생자치법정’ 등의 교육적 실험 공간이 급격히 축소됐다”며 “단순히 처벌과 규제를 강조하는 ‘준법 위주(규범 순응형)’ 교육에서 벗어나, 법의 정당성을 성찰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비판적 성찰 및 사회 변혁 지향형’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국현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기계적인 법 집행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대체되면서 국가 공권력을 다루는 공무원들의 법무 역량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단순한 법률 지식 습득은 기술로 대체 가능하므로, 공무원에게는 법해석, 입법형성, 사법작용에서의 재량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는 ‘법치주의 가치의 내면화’가 요구된다”며 “공무원 임용 시험 및 재교육 과정에서 법학 과목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면서, 정부 부처 전반의 법무 역량에 누수가 발생하고 국가 의사결정의 전문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연방정부의 ‘법치행정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안을 통한 공무원 법교육의 의무화 및 지향점 구체화, 하위 법령 위임 방식의 체계적 정비, 법치주의 관련 전문 교육 지정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김 의원에 의해 대표발의됐다. 현행 법교육지원법이 법교육에 대한 정부의 단순 ‘지원 가능성’만 열어두었을 뿐, 필수 법교육의 의무적 시행이나 종합적 정책을 수립할 거버넌스, 이를 실행할 전담 기관을 제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법교육 정책의 관제탑 역할을 할 ‘국가법교육위원회’와 전문적·체계적 법교육을 시행할 ‘한국법교육진흥원’을 세우는 등 모든 국민이 생애주기에 걸쳐 실질적인 법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과 법과대학(법학부·과)에 소속된 법학 전공 교수들을 대표하는 법정 단체로 1964년 설립됐다. 이곳은 회장이 대법관과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의 후보추천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법조계 고위공직자에 대한 후보추천권을 행사한다. 학술 활동 증진, 법학 교육 발전, 법학계와 법조 실무계의 협력, 법률 문화와 법치주의 창달을 통해 국가 발전에 헌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로딩 중…

로딩 중…

로딩 중…

레이어

“학교는 ‘소송’ 얼룩, 공무원은 역량 후퇴”… 법학계, ‘법교육지원법’ 전부개정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