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사 ‘마지막 임관식’ 참석
“빛의 속도로 개정한 형소법 처음
신속하게 보완·수정하도록 기대”
與가 대안 낸 ‘사실관계 확인권’
법조계 안팎 “기형적 구조” 비판
정성호 법무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신임 검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법무관 전역자 19명을 검사로 임용했다. 연합뉴스
국회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보완수사 난항, 법리적 정당성 논란 등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수사 권력 분산을 목적으로 추진된 입법이지만, 수사 지연과 국민 권리 구제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보완이 필요하더라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으며,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사건 수사는 경찰 등이 전담하고 검찰은 기소 여부 판단과 공소 유지 등 재판 업무에만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된 것이다.
법조계에선 개정안이 시행되면 사건 처리 기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검사가 직접 보완할 수 있는 사안까지 경찰로 다시 이송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각종 피해와 비용 부담이 사건 당사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당이 보완수사권 폐지의 대안으로 신설한 ‘사실관계 확인권’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검사가 사건 관계자를 면담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게 했지만, 면담 진술의 법정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아 결국 경찰에 보완수사를 다시 요구해야 하는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수사 결과를 검찰 단계에서 보완수사를 통해 재검증하던 통로가 축소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검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3~4월 전국 12개 검찰청에 송치된 사건의 40% 이상이 검사의 보완수사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적인 검증 권한에도 제한을 뒀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헌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헌법 제12조 제3항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에 대한 해석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인신 구속 등 수사기관에 의한 강제 처분을 위해선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필요하며, 영장은 검사의 신청으로 발부된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측은 헌법상 영장청구권이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만큼, 사경의 신청에 따른 영장 청구뿐만 아니라 검사의 직접 청구권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의 신청을 영장 청구의 필수 조건으로 묶어두는 것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유명무실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소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새 제도가 선의를 가지고 설계됐지만,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이어 “형사사법체계가 현장에서 작동하는 과정에서 예측 범위를 넘어선 부작용이나 문제점이 나올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보완하고 수정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개정 법률 공포 후 헌법재판소를 통한 법리 판단 절차가 여러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개별 형사재판 과정에서 법원의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을 통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질 수 있고, 절차 지연 등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들의 헌법소원 청구도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헌재의 최종 결론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향후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 등 개편 기구가 가동된 이후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질 경우, 사법 체계 전반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고 실효성이 없는 대안들로 수사 구조를 개편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상 검사는 수사기관이라는 점에서 검사가 수사를 전혀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이는 위헌의 소지가 크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수사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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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윤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