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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사준 게임기 기억나니… 보고싶다, 아들아"

2000년 5월 7일 안산서 최진호씨 실종

집앞에서 친구들과 놀던 모습이 마지막

“어린이날 미뤄온 선물줬던 기억에 눈물”

父, 미아보호소 운영하며 실종아동 찾아

“아빠는 네가 실종된 그날부터 지금까지도 너를 찾고 있어.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최명규씨는 26년 전 실종된 첫째 아들 최진호씨(현재 나이 30·현재 추정 사진)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진호씨는 만 4살이던 2000년 5월 7일 오후 2시께 경기 안산시 사동 자택 인근에서 실종됐다. 일요일이었던 이날 가족과 교회에 다녀온 진호씨는 동네 친구들과 집 앞에서 놀겠다며 밖으로 나갔다. 엄마가 창문을 통해 아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두 살 터울의 동생을 재우는 사이 진호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최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동네 곳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들을 찾지 못했다. 집 앞에서 사라진 만큼 주변 인물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해 그날 밤 차량 안에서 인근을 살폈다. 그러던 중 라이트를 끈 채 시동을 걸어둔 빨간색 차가 눈에 띄었다. 최씨가 수상히 여겨 다가가자 운전자는 갑자기 차를 몰고 달아났다. 최씨는 골목길에서 추격전을 벌이며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고, 결국 차량을 놓쳤다.

최씨는 이후 아들의 실종 신고가 가출 신고로 접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만 4살이었던 아이가 가출인으로 분류되면서 초기 수색 등 초동 대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씨는 “실종 신고가 가출 신고로 접수된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며 “이 때문에 며칠 동안 수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씨는 직접 아들을 찾아 나섰다. 전단을 제작해 곳곳에 붙이고 전국의 관련 시설을 찾아다니며 진호씨를 찾아다녔다. 사비를 들여 잠수부를 고용해 한양대 안산캠퍼스 내 저수지를 수색하기도 했다. 실종 당일 뒤쫓았던 차량이 캠퍼스 방향으로 달아난 만큼 저수지에 아이가 유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저수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뼈가 발견됐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람 뼈인지 동물 뼈인지 판별하기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며 “잔해라도 돌려받아 해외에 DNA 분석을 의뢰하고 싶었지만 이미 폐기된 뒤라며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진호씨를 찾는 사이 어느덧 2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아들을 찾는 동안 최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건강도 악화했다. 그럼에도 아들을 찾는 일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이 돌아오면 아들을 향한 그리움은 더 깊어진다. 최씨는 “아들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사달라고 했는데 그동안 사주지 못하다가 2000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선물했다”며 “하지만 한두 번 만져본 뒤 실종돼 제대로 가지고 놀지도 못한 것 같아 어린이날만 되면 계속 생각이 나 마음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현재 안산시에서 미아보호소를 운영하며 실종아동 찾기에도 힘쓰고 있다.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는 가족이 더는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장기 실종자 문제를 가족의 몫으로만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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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