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가 마약을 투약한 채 비정상적인 자세로 거리에서 한참을 서 있는 모습. /사진=SNS ‘스레드’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수원 마약 좀비’로 불린 영상 속 30대 남성이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정밀 감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의심 30대, 1차 검사서 ‘음성’ 판정… 석방
지난 18일 뉴스1 등에 따르면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A씨의 모발을 국과수가 정밀 감정한 결과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1일 낮 12시 30분께 수원 권선구의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 목격자는 A씨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A씨가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등이 굽은 자세로 양팔을 늘어뜨린 채 장시간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최근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펜타닐 좀비’를 연상케 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같은 달 23일 A씨를 발견한 경찰은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했고,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당시 A씨는 “몸에 힘이 없어서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과수 1차 예비 감정과 소변 정밀 감정에서 잇따라 음성 판정이 나오자 경찰은 A씨를 석방하고 불구속 수사를 이어왔다.
국과수 모발 검사 ‘양성’ 반응… 주거지 압수수색
마약류 검사는 검체와 감정 방식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투약 시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변 감정은 최근 일주일 치의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반면, 모발 감정은 모발이 자란 기간에 따라 수개월에서 최장 1년가량의 과거 투약 정황까지 추적할 수 있다.
이번 모발 검사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온 데 이어, 경찰이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도 과거 투약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20일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관련 경위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발 감정은 비교적 오래된 시점의 투약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간이 검사나 소변 감정 등과 다른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