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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아버지 산소 파묘했다"…이웃, 모친상 합장한다며 엉뚱한 산소 훼손하고 화장까지

지난해 8월 전라남도의 한 사골 마을에 있던 A씨 부친의 묘가 훼손됐다./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어느 날 아버지의 묘가 훼손되고, 유골까지 화장 처리됐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4일 JTBC ‘사건반장’에는 지난해 8월 11년 전 돌아가신 부친의 묘가 무단으로 파묘됐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전라남도의 한 시골 마을에 있던 부친의 묘가 훼손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마을 이장은 아버지 산소가 파헤쳐 진 날 산소 근처에 모르는 사람 2명이 서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마을 주민이 봉분이 파헤쳐 진 것을 발견했고, 이러한 연락을 받은 A씨 어머니가 뒤늦게 묘를 찾았지만 봉분은 이미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유골도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에는 ‘멧돼지가 파헤친 건가’ 싶었는데, 아무리 봐도 사람 손길 같았다”고 했다.

다음날 면사무소를 찾아간 A씨 가족은 이틀 전 부친 산소와 70m 거리에 있는 분묘에 대해 ‘개장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분묘는 이웃 주민 B씨 소유였으며, 최근 모친상을 당한 B씨는 부친 묘에 합장하려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B씨의 사위인 C씨가 장례지도사에게 개장을 의뢰했고, 장례지도사는 묘지의 사진과 영상만 전달받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A씨 아버지 유골은 이미 화장까지 마친 뒤였다고 한다.

두 묘지의 거리는 불과 70m로, 뒤편에 잘 가꿔진 나무들이 있고 크기까지 비슷해 얼핏 보면 혼동할 만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즉 가족 중 누구도 묘지에 직접 가지 않고 장례지도사만 보내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A씨는 “생전에 아버지께서 화장하지 말고 묻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일이 이렇게 되면서 마치 아버지를 두 번 죽이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행히 유골은 되찾았지만 만약 그 사이에 다른 곳에 뿌렸거나 했으면 어쩔 뻔했냐. 아찔하다”며 “되찾은 유골은 납골당에 모시다 얼마 전 원래 묘지 인근에 다시 모셨다”고 전했다.

A씨는 B씨와 C씨를 분묘발굴·유골손괴 혐의로 고소했지만 분묘발굴 혐의만 적용됐고 B씨는 각하, C씨는 ‘혐의 없음’ 불송치 됐다고 한다.

분묘가 개장될 당시 ‘타인의 분묘일 수도 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이 일을 당한 이후 사위인 C씨만 찾아와 사과했을 뿐 직계 가족 중엔 누구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 알고 지내는 시골 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여전히 그 마을에 사는 어머니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며 “설상가상으로 마을에서는 ‘거액의 합의금을 바라고 변호사까지 선임해 고소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호소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