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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위 30% 부자라고?"… 1000만 명 우수수 탈락한 고유가 지원금 '대혼란'

고유가 피해 지원금 첫날인 지난 18일 시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면 신청 첫날인 18일, 전국 행정복지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과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보다 대폭 깐깐해진 소득 기준 탓에 현장 곳곳에서는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번 2차 지원금 지급 대상은 소득 하위 70%(약 3600만 명)로 책정됐다. 전 국민의 90%가 혜택을 받았던 소비쿠폰 지급 당시와 비교하면 수혜 대상자가 1000만 명 이상 급감했다.

현장의 혼란은 훌쩍 높아진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컷오프(Cut-off) 기준에서 비롯됐다.

1인 가구 직장가입자의 경우 과거에는 건보료 22만 원(연봉 약 7,300만 원) 이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13만 원(연봉 약 4,340만 원) 이하로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 지역가입자 1인 가구 역시 22만 원에서 8만 원 이하로 기준이 강화됐다.

대전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최모(52)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저번 지원금은 받아서 이번에도 기대하고 시간을 냈는데, 해당이 안 된다고 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직장인 나모(33)씨 역시 “빚 많은 평범한 서민인데 탈락이라니, 소득이 높다고 웃어야 할지 지원금을 못 받아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고액 자산가 배제 기준이 과거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형평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정부는 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시세 30~40억 원 수준) 또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가구를 제외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수십억 원대 아파트나 9억 원가량의 예금이 있어도, 뚜렷한 근로 소득이 없어 건보료가 낮게 묶인 자산가는 지원금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꼬박꼬박 건보료를 내는 ‘유리 지갑’ 직장인들 사이에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첫 주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출생 연도 5부제’를 미처 알지 못한 고령층의 헛걸음까지 더해지며 창구의 피로도는 더욱 가중됐다.

행정안전부는 “추가 시스템 구축 없이 신속하게 대상을 결정하기 위해 전 국민이 가입된 건보료 기준을 활용했다”며, 한정된 재원을 중동전쟁 등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서민과 중산층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심사를 거쳐 1인당 10만~25만 원을 차등 지급하고 이의신청 절차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실수요자인 평범한 직장인들이 대거 탈락하고 자산과 소득 간의 엇박자 기준이 노출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은 크게 줄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