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예산안 편성·재정운용
내년 예산 10% 늘려 800조원대로
추가세수, 미래대응기금으로 관리
메가특구특별법안 예산 연내 확보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여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발언을 권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정부가 사상 첫 800조원대 예산을 편성해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국가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고, 추가 세수는 미래대응기금으로 관리해 전략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와 재정 안정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800조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투자를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메가특구특별법안과 관련 예산을 연내 확보키로 했다.
■세수 늘면 기금 적립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사진)은 1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안 편성 및 중기 재정운용방향’을 보고했다.
박 장관은 내년 국세수입이 당초 전망치인 412조원을 넘어 500조원 플러스알파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보다 10% 이상 늘어난 800조원 플러스알파 규모로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800조원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천재일우의 기회이자 대한민국 미래 20년을 준비할 천금 같은 재원”이라며 “늘어난 세수에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더해 역대 최대 투자 여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재정 운용 방식도 대폭 손질한다. 정부는 추가 세수를 일회성 지출에 쓰기보다 미래대응기금으로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장기 추세를 웃도는 세수 증가분을 기금에 적립한 뒤 청년 세대와 성장동력, 지방, 인재 등 4대 분야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기금은 경기 변동에 대응하는 재정 안전판 역할도 맡는다. 경기 침체로 세수 결손이 발생하거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할 경우에는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해 재정 여력을 보강한다. 세수 호황기에는 재원을 비축하고 불황기에는 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재정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은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극복하는 재정 운용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자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며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강조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집중 지원
재정 투자의 우선순위도 제시했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 △지방 주도 성장 △청년·스타트업·소상공인 지원과 적극 복지 △안전·자주국방·경제안보 강화 등 4개 축에 재정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에 재정을 최우선 투입해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육성한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부지 확보와 인허가를 신속히 지원하고 전력·용수와 교통·물류 인프라도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R&D)과 차세대 기술 프로젝트를 확대해 산업 생태계도 키운다.
향후 5년간 재정 운용 방향도 공개했다. 정부는 2026~2027년에는 확장 재정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2028년부터는 지출 증가율을 단계적으로 안정화할 방침이다.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계획보다 개선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박 장관은 “나라 살림의 형편은 괜찮다”며 “2027년부터 재정수지와 국가채무가 모두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담대하게 투자하면서도 재정은 건강해지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재정을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당정, 메가특구특별법 연내 제정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800조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투자를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메가특구특별법안과 관련 예산을 연내 확보키로 했다. 반도체 전력 공급을 위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고려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로 마련하는 미래대응기금 조성안은 내년에 발의될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메가프로젝트 지원책을 위시한 입법·재정·세제 구상을 논의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메가특구특별법과 전략수출금융지원법 등 주요 입법들을 연말까지 처리하고, 메가프로젝트는 당이 특별위원회로 전담지원체계 꾸린 만큼 입법과 예산을 탄탄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메가특구법 연내 제정을 거듭 강조하며 정부를 향해서는 “재정, 세제, 공공조달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메가프로젝트 성공적 수행을 위해 인재가 머무를 수 있는 생활여건과 철도 등 인프라 조성에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집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서영준 김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