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 장특공 폐지 추진에 고민
“노후자산 활용 귀농 계획에 차질”
재경부 “정해진 것 없다” 유보적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채 지방 이주를 계획했던 은퇴세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향후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가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를 노후자산으로 활용하려던 계획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장특공 폐지 메시지가 지방 이주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현행 체계는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매매 차액에 붙는 양도소득세를 10년 이상 보유한 경우엔 최대 40%, 또 10년을 실거주했다면 40%까지 더 줄여준다. 최대 80% 감세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보유와 실거주 두 가지 기준 가운데 보유기간에 붙는 혜택을 지적했다. 1주택자가 보유만 했을 때만 받던 장특공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서울에 살다 노후 현금흐름 확보 및 고향에 가기 위해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기려던 사람들이다. 평균 서울 아파트값은 약 15억원으로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인 12억원을 웃돈다. 서울 집은 임대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방으로 옮겨 임대수익을 계획했다가 양도세를 더 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에 집을 1채 더 사도 1세대 1주택 세제 혜택을 유지하는 것과 장특공 폐지가 괴리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주택자가 되는 문턱(취득세, 종부세)은 낮춰줬지만, 정작 핵심 자산인 서울 아파트의 장특공제를 흔들면서 귀농귀촌인이 지방에 거점을 마련하려는 시도 자체를 주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농어촌주택 등 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등이 있다. 1세대가 수도권 밖의 농어촌주택과 일반주택을 각각 1개씩 소유할 경우 일반주택 양도 시 농어촌주택은 없는 것으로 보아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세컨드 홈’ 활성화 특례도 있다.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을 추가로 취득해도 양도세와 종부세 계산 시 1주택자 특례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식이다.
김신언 동국대 겸임교수(세무사)는 “결국 장특공 폐지는 비거주 서울 아파트 보유자가 지방 저가주택을 매입해 실거주지를 옮기는 데 고민사항이 될 수 있다”며 “서울 집을 팔지 않고 지방에서 생활하며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주식 투자 등으로 노후 수입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점옥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부단장(세무사)은 “수도권 주택을 실거주 목적이 아닌 자산관리 수단으로 접근하는 경우 향후 양도 시 시세차익에 대한 절세효과가 감소한다고 여기면 지방 이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거주지를 유연하게 고르는 귀농귀촌 희망자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귀농귀촌실태조사에 따르면 귀촌 전 보유주택 처분 여부에 대해 지난해 26.4%만 처분했다고 답했다. 귀농자의 경우도 26.6%만 처분했다. 이는 2021년 37.8%에 비해 11.2%p 줄어든 수치다.
도시 집을 파는 경우는 점점 줄어든 것이다. 귀농 자체가 리스크가 있다 보니 안전자산을 남겨둔 채 농사에 도전해서다. 서울 주택의 세금 증가분이 더 커진다면 귀농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농업계 진단도 나온다. 실제 귀농인 중 수도권에서 이동한 비율은 2024년 42.2%다.
세제당국인 재경부는 실거주 장특공제 폐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대통령 메시지 등을 고려해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세법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1세대 1주택자가 귀농 주택 등을 보유하더라도 기존 보유한 집이 12억원을 넘으면 양도세가 과세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장특공 폐지 시) 지방주택 취득에 대해 추가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