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제공동비축사업 참여중
국내에 저장후 임대료 받는 방식
사우디·UAE 등 해협봉쇄 직격탄
역외에 보관 추진하는 수요 늘어
산업부 “일부 국가가 협의 요청”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을 ‘역외 석유 비축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원유를 해협 밖에 미리 저장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4일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석유 비축기지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동 쪽에서 동북아 비축기지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중동 국가들도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우리나라 이상으로 타격을 받는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은 원유 수출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유국 입장에서는 원유를 해협 밖에 미리 두고 나중에 팔 수 있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동북아 비축기지 활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리 측에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국제공동비축사업을 통해 해외 기업의 석유를 국내 비축시설에 저장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사(ADNOC)가 대표적인 참여 사례다. 정부는 UAE 외에도 다른 산유국들이 추가로 접촉해 온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공동비축사업은 산유국 등의 원유를 한국석유공사의 유휴 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수급 위기 시에는 해당 물량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할 수 있다.
양 실장은 “비록 해당 물량이 우리 비축량으로 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 들어와 있고 정유사들이 수요를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비축량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체 원유 확보 과정에서도 비축기지 활용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실장은 “대체 물량 확보 과정에서 일방적인 요청만 하기는 어렵다”며 “대화 과정에서 비축기지 활용이 언급되면서 협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지난 주말에 진행된 중동전쟁 종전 협상이 합의점을 제대로 못 찾는 것 같다.
계속 협상을 하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 상황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당분간은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공급망의 어려움 그리고 고유가가 계속될 것이다.
이를 상수로 두고 현재 비상대응체제를 더욱 확고하게 다져 나가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최종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