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에 수출을 위한 자동차들이 세워져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달 10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하며 반기 첫 달부터 호조세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넘기며 실적을 견인했고,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수출 저변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미국의 추가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통상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2.8% 증가한 98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1022억달러)에 이어 역대 월간 수출 2위 실적이다. 수입은 26.5% 증가한 685억6000만달러였으며, 무역수지는 303억2000만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았다.
수출은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78.8% 급증하며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 6월(448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데다 AI 서버 수요 확대가 지속된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산업부는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채택 가능성이나 중국의 신규 AI 모델 출시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 품목도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은 기업용 SSD 수요 확대에 힘입어 404% 급증한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무선통신기기는 갤럭시 S26 판매 호조로 51% 증가했다. 디스플레이도 아이폰 울트라(폴더블) 신제품 물량 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수출은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와 지난해 말 집중됐던 여름 휴가 일정이 올해 8월 초로 이동한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7% 증가한 6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은 LNG선과 탱커 인도 확대 영향으로 46.9% 증가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높아지면서 각각 34.1%, 10.3% 증가했다. 다만 물량은 각각 8.8%, 9.1% 감소해 가격 상승 효과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은 EU의 새로운 철강 수입제도(TRQ) 시행에도 미국 AI 데이터센터와 송유관 교체 수요 등에 힘입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기기기와 바이오헬스, 화장품, 농수산식품도 모두 역대 7월 기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전체적으로는 20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가전을 제외한 19개 품목이 증가했다.
지역별로도 대부분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96.2% 증가한 216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넘겼고,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미 수출은 68.7% 증가한 174억3000만달러였다. 반도체와 컴퓨터, 전기기기, 철강 등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크게 늘었지만 자동차는 미국 관세 영향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감소했다.
아세안 수출은 188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EU 수출도 93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동 수출 역시 일반기계와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호조에 힘입어 올해 들어 처음 증가세로 전환됐다.
수입은 원유 가격 상승 영향이 두드러졌다. 원유 수입 물량은 7% 늘었고 수입단가는 44% 상승하면서 원유 수입액은 54.2% 증가한 93억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체 수입은 50.1% 증가한 144억8000만달러였다. 반도체 장비와 석유화학 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 수입도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월 수출은 반기 첫 달임에도 900억달러대의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0대 주력 품목 중 19개 품목이 증가하고 반도체 외 품목도 26% 증가하는 등 우리 수출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에 따른 새로운 관세 조치와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동 정세 불확실성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품목과 시장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관세·비관세 장벽 등 통상환경 변화에 기업들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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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