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감독과 3년 20억원 계약…2020년 NC 통합 우승 경험
이택근 신임 단장 선임, 선수 출신 현장형 프런트 구축
데이터 야구·수비 강화·맞춤 육성으로 팀 체질 개선
감독 한 명의 교체 넘어 구단 운영 시스템 전면 개편
롯데 신임 감독 이동욱, 신임 단장 이택근.롯데자이언츠 제공
[파이낸셜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뽑아 든 칼은 단순히 사령탑 교체에서 멈추지 않았다. 감독 한 명을 바꿔 분위기를 쇄신하는 얄팍한 처방을 버리고, 구단 운영의 컨트롤 타워를 송두리째 바꾸는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택했다. 그 파격적인 승부수의 중심에 이동욱 신임 감독과 이택근 신임 단장이 섰다.
롯데는 26일 제22대 사령탑으로 이동욱 감독을 선임하며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의 묵직한 조건을 안겼다. 동시에 KBO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하던 이택근을 신임 단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가을야구와 우승에 목말라 있던 거인 군단이 현장 지휘와 구단 운영의 양대 축을 동시에 교체하며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선언한 것이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이동욱 감독의 사직벌 귀환이다. 1997년 롯데 지명으로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가 2020년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명장’의 타이틀을 달고 고향 팀으로 돌아왔다. 롯데가 이 감독에게 주목한 진짜 이유는 막연한 리더십이 아닌 명확한 ‘우승 경험’과 ‘수비 전문성’에 있다.
오랜 기간 수비 코치로 잔뼈가 굵은 이 감독은 화려한 공격에 의존하다 평범한 실책 하나로 무너지는 롯데 특유의 ‘모래알 야구’에 메스를 댈 적임자다. 이 감독 역시 취임 일성으로 ‘데이터, 신뢰, 기본기’를 강조하며 단단한 수비 위주의 스마트한 야구를 롯데의 새로운 팀 컬러로 천명했다.
롯데 신임 감독 이동욱, 신임 단장 이택근.롯데자이언츠 제공
하지만 이번 인사의 진짜 파격은 이택근 신임 단장의 선임이다. 18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국가대표 외야수 출신이지만, 프로구단 단장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야구인 출신 단장을 통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사이의 고질적인 불통을 걷어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택근 단장이 꺼내 든 화두는 ‘맞춤 육성’과 ‘뎁스(선수층) 강화’다. 144경기의 긴 레이스는 주전 9명만으로 버틸 수 없다. 주축 선수의 이탈 시 그 공백을 메울 두꺼운 뎁스가 강팀의 필수 조건이다. 이 단장은 획일화된 육성 시스템을 폐기하고, 스카우트 단계부터 1군 전력 활용까지 이어지는 촘촘하고 전략적인 시스템 구축을 예고했다.
감독에게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현장 지휘를, 단장에게는 그 전술을 뒷받침할 뎁스 구축과 체계적인 육성을 맡겼다. 투트랙(Two-track)의 완벽한 분업이자 유기적인 협업이다.
물론 화려한 인사 발표가 당장의 성적을 보장하진 않는다. 통합 우승의 마법을 롯데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다시 구현해야 하는 이동욱 감독, 첫 프런트 수장직에서 자신의 육성 철학을 증명해야 하는 이택근 단장 모두 험난한 시험대에 올랐다. 새로운 롯데의 출발을 알리는 이동욱 신임 감독의 취임식은 오는 31일 오후 2시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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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