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형 신작’인더 뱀부 포레스트’
대나무의 ‘정화와 성장’화두로
현대인들에 휴식 같은 무대 선사
강효형 발레리나가 안무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를 연습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강효형 안무가 겸 국립발레단 솔리스트가 서울시발레단과 함께 창작 신작 ‘인 더 뱀부 포레스트’를 오는 15∼1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한다.
2015년 국립발레단의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무브먼트’에서 ‘요동치다’를 발표한 강효형은 첫 안무작으로 세계적인 무용상 ‘브누아 드 라당스’에 노미네이트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작품은 ‘허난설헌-수월경화’ ‘호이 랑’에 이은 세 번째 전막 발레로, 오랜 시간 품어왔던 ‘대나무’라는 화두를 무대 위에 펼쳐낸다.
강 안무가는 공연 개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번 신작의 핵심을 ‘정화’와 ‘성장’으로 꼽았다. 그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고, 숨쉬기조차 버거운 세상을 살고 있다”며 “작품 속 주인공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고뇌하는 현대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나무가 그토록 높이 자랄 수 있는 이유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며 “주인공이 숲에 들어서며 자신을 비워내고 새로운 힘을 얻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발레리나의 상징과도 같은 ‘토슈즈’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장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토슈즈는 무용수가 꼿꼿하게 서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낸 강인함의 상징”이라고 짚은 뒤 “그것을 내려놓는 행위는 자신을 옥죄던 틀을 벗어나 ‘비움’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비움은 더 큰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자 또 다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강 안무가의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특징 중 하나는 호흡이다. 한국적 이미지와 발레 테크닉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호흡법을 구축한 그는 “음악을 들으면 직관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어야 하는 지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요가를 따로 수련하진 않지만, 작업을 통해 저만의 특화된 호흡법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이 호흡을 통해 음악의 질감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동시에 숲에서 느끼는 정화의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후반부의 강렬한 남성 군무다. 대나무의 폭발적인 성장을 시각화하기 위해 여성 무용수들을 압도하는 에너지를 가진 남성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운다.
음악은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박다울이 맡았다. 박 감독은 거문고, 가야금 등 국악기와 서양 악기를 결합한 7곡의 신작으로 60분간의 드라마틱한 여정을 뒷받침한다.
강 안무가는 “음악을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대나무의 이미지가 떠오를 만큼 음악적 코드가 잘 맞았다”며 협업 소감을 전했다.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