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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거점된 베트남… AI·반도체 등 동반성장 모색을"

고태연 베트남 코참 회장에게 듣는 베트남 투자 전략 대담 = 김관웅 동남아본부장 환경·노동 등 규제 수시로 바뀌어 CSR·ESG 경영환경 잘 대처해야 비즈니스 기회 만드는 플랫폼될것

고태연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KOCHAM) 회장이 지난 7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코참 사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 후 코참기 옆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관웅·김준석 특파원】 “이제 베트남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술과 공급망을 함께 구축해 나가는 전략적 파트너입니다. 베트남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고태연 제16대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KOCHAM) 회장은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입을 열었다.

고 회장은 “베트남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정부의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과 맞물려 외국인 투자 유치 방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과거 단순한 생산시설 이전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공급망 구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98년 설립된 코참은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투자환경 개선과 회원사 권익 보호, 베트남 정부와의 정책 협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등을 추진하며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현지 정부와 지방성과 수시로 접촉하며 한국 기업들의 입장을 정책 변화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본지가 국내 언론 최초로 진행한 베트남 지방성 인민위원장 릴레이 인터뷰 게재에 앞서 국내 진출기업을 대표하는 수장에게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의 투자 노하우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고 회장은 LG그룹의 하이퐁 생산 복합단지 조성을 주도한 입지전적 인물로 LG전자 및 희성전자 베트남 법인장을 거쳐 지난해 제16대 회장에 취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7일 하노이 코참 사무실에서 고 회장을 만나 베트남 투자환경 변화와 코참의 역할,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코참을 운영해 온 가장 큰 방향은.

▲우선 여러 지역의 기업인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베트남 진출 기업들은 통상 환경 변화, 환율 상승, 인력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코참은 현장의 목소리를 베트남 정부와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5C’ 철학 역시 기업과 기업, 기업과 정부를 연결해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베트남 내 투자 환경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가장 큰 변화는 베트남은 이제 더 이상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단순 생산기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베트남 정부는 수년 전부터 첨단산업 육성, 기술 이전, 고품질 외국인 투자 유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는 반도체, 전자, 배터리, 스마트 제조,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현지 업체와 얼마나 긴밀하게 기술 공유 및 공급망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내 규제 환경이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진출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베트남은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과 별개로 환경, 에너지, 데이터, 노동 등 여러 분야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를 통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먼저 법과 제도를 수시로 점검하고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코참도 유관 채널을 통해 기업들이 불필요한 혼선을 겪지 않도록 현장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지원도 중요한 과제다.

▲대기업에 비해 정보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게 중소기업이다. 따라서 현지 법과 제도 변화에 대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코참은 이들 기업들에 대해 단순한 지원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및 선배 기업과 연결을 시켜주는 등 정보 공유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또 AI,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적극 제공할 계획이다.

―중앙정부 못지않게 각 성·시 등 지방정부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너무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전략은.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문제는 대부분 지방 행정 절차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각종 인·허가사항 준수와 원활한 지역 행정 처리를 위해서는 지방정부 및 관계기관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코참은 하노이를 중심 축으로 빈푹, 타이응우옌, 푸토, 하남, 하이퐁, 흥옌 등 지역 코참과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방정부 간담회, 투자환경 설명회, 현장 방문, 세미나 등을 통해 직접 소통의 장을 넓혀가겠다. 단순한 투자 요청을 넘어 지역 발전 방향과 한국 기업의 역량을 결합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베트남의 변화하는 기업환경 외에도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세무, 관세, 부가가치세(VAT) 환급, 통관, 인력 수급 등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지만, 기업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행정의 예측 가능성’이다. 같은 제도라도 지역에 따라 해석이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고, 관련 절차가 지연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도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 활동에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코참은 이같은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정부와 관계기관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이슈로 CSR과 ESG 경영도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한국 기업들은 투자 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 기술 이전, 인재 양성을 통해 베트남과 함께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 CSR을 넘어 ESG와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코참도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함께 장학사업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한국 기업이 베트남의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 있어서 코참의 역할 변화가 필요한 게 있다면.

▲회원사의 참여를 확대하고,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코참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베트남은 현재 산업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변곡점에 서 있다. 코참이 보다 더 나아가 현장과 정책, 기업과 기업을 잇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면 우리 기업들도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베트남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급속한 변화를 맞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현지 제도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기업이 결국 결실을 맺을 것이다. 코참 역시 한국 기업들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태연 코참 회장 약력 △고려대 영어영문학 졸업 △헬싱키 알토대 MBA △베트남 해양대 경영학 박사 △LG전자 베트남 법인장 △희성전자 베트남 법인장 △16대 코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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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