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8월물 전장대비 3% 상승
브렌트유 9월물 4% 이상 뛰어
확전 가능성 낮아 상승폭은 제한
일시적 석유 공급 과잉도 한몫
이란 공습 작전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 속에서 위치와 함종이 불분명한 미군 함선이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두고 나흘 째 교전을 이어가면서 한때 휴전으로 잠시 내려갔던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휴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는 탓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3일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 가격은 배럴당 약 79달러로 전장 대비 4% 이상 뛰었다.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개전 이전에 비해 약 9% 오른 수치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역시 배럴당 74.5달러에 거래되어 전장 대비 약 3% 올랐다. 전쟁 이전에 비해 약 11% 상승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에 대한 4번째 공습을 마쳤다고 밝혔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들의 방공 시스템과 레이더 기지, 무인기(드론), 소형 선박 등 수십 개 표적을 공습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셰이크 이사 미군 공군기지,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미군 공군기지 및 아흐마드 알 자베르 공군기지를 보복 공습했다.
미국 해상 정보 플랫폼 케플러에 따르면 12일 오후 기준으로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척이었다. 10·11일에 통과한 선박은 각각 12척, 13척이었다. 세계 해양 석유 물동량의 20~25%가 지나다녔던 호르무즈해협의 하루 평균 선박 통행량은 전쟁 전 약 135척이었다. 통행량은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인 지난달 24일에 74척까지 늘었다가 양측이 충돌을 재개한 지난달 28일에는 22척으로 줄었다.
케플러의 아메나 바크르 중동 조사 대표는 상선들 사이에서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가 매우 빨리 꺾였다”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 기업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의 케빈 북도 부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그는 “유가 상승 우려가 현실화됐고, 호르무즈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둘러싼 근본적인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시장은 전쟁 재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케플러의 바크르는 “시장이 미국·이란 간의 불확실성에 익숙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가가 새로운 충돌로 오를 가능성보다 협상 재개 같은 호재로 내려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새로운 표준에 적응되었다. 유가 움직임은 실제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대표는 FT를 통해 “양측 모두 긴장을 더 이상 고조시키지 않을 동기가 있다”며 전면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NYT는 지난달 호르무즈해협 통행량 증가로 발생한 일시적인 석유 과잉 공급을 지적했다.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이 지난달 수출한 석유는 일평균 1600만배럴로 전월 대비 일평균 650만배럴 가까이 급증했다. 아울러 NYT는 유가 상승 때문에 석유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란은 지난달 21일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향후 60일 동안 휴전 및 호르무즈해협 통행 보장에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해협 통제권 갈등으로 인해 지난달 26~27일, 이달 7~8일과 11~12일에 서로 공습을 주고받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