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무장해제 등 요구
레바논은 “공격 멈춰라” 촉구
美서 대면회담 앞두고 신경전
헤즈볼라는 “협상 취소” 압박
이스라엘 공습에 붕괴된 베이루트 건물13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한 여성이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 옆을 지나고 있다. 당시 공습으로 35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레바논 내전이 종료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을 추진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도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문제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란은 물밑 접촉에서도 이를 종전의 주요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어 향후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미국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주요 외교 당국자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모아 14일(현지시간) 회담을 갖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그리고 헤즈볼라 3자는 서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레바논 정부도 헤즈볼라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발발 직후부터 국경을 접한 레바논 남쪽 지역을 공격하면서 점령 및 통제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 쇼시 베드로시안은 13일 “레바논 정부가 나서서 헤즈볼라를 무장해제시키고 모든 무기를 몰수하며 레바논 남부를 비무장화해야 한다. 그런 다음 우리 두 나라(정부) 사이의 평화협정 합의가 가능하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는 휴전을 논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향해서 무차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의 조제프 아운 대통령은 자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 안토니오 타야니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회담이 레바논·이스라엘 간 직접 회담을 거쳐서 정전 회담으로 종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에 따르면 아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은 레바논의 유일한 국가적 책임이며, 유일한 지속가능한 해결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서 당장 레바논 영토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협상에 참여해 달라는 호소에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대사들은 14일 워싱턴에서 미국 관리들의 참여 아래 직접 협상을 시작한다. 이탈리아도 두 나라의 직접 협상을 중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즈볼라의 수장 나임 카셈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취소하라며 레바논 정부를 압박했다. 카셈은 같은 날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찬탈자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거부한다”면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계속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바논 정부를 향해 “이번 협상을 취소함으로써 역사적이고 영웅적인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카셈의 이날 발언은 워싱턴에서 예정된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의 첫 공식 대면협상을 앞두고 나왔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투는 여전히 계속됐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13일 발표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 150군데를 폭격했고 헤즈볼라가 띄운 무인기 10여대를 요격·격추시켰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같은 날 이스라엘군을 향해서 미사일 여러 대로 새로운 공격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