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등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가 신흥국 증시를 사실상 좌우하는 상황이 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게임과 에너지, 소비재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에 따르면, 현재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약 4조4000억달러(약 6623조3200억원) 규모의 3개 반도체 기업은 MSCI 신흥국지수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미국 S&P500지수에서 ‘매그니피센트7’이 차지하는 비중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정보기술(IT) 업종 전체 비중도 신흥국지수의 45%에 달해 AI 관련 반도체주의 등락이 신흥국 증시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가 흔들리자 신흥국 증시 변동성도 202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에 미국 매체는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와 자체 AI 반도체 개발 확대 움직임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했고, 코스피도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하면서 여러 차례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운용사들은 AI 수혜주는 유지하면서도 포트폴리오의 편중 위험을 줄이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JP모건자산운용과 GMO, 인베스코 등은 인도와 중국, 게임, 에너지, 유틸리티, 소비재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워런 치앙 GMO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처럼 높은 집중도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가능한 많은 곳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하지만 절대적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람 인베스코 아시아·신흥국 주식 공동운용책임자 역시 올해 들어 삼성전자 비중을 60% 이상 줄이고 그 자금을 국내 비(非)기술주로 옮겼다. 그는 “고객 자산을 과도한 집중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쟁 심화와 증설, 산업의 정상적인 순환을 고려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초과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투자에 대한 낙관론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앨리슨 시마다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 신흥국 주식운용 책임자는 “미국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한, 아시아 공급망의 긍정적인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이견을 보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