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등 주요 국가들, AI 규제 검토 중이나 기술 속도 못 따라잡아
美中 규제 선례 기다리고 있지만 양국 역시 규제 제자리
제81회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에서 정부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오·남용 방지를 위한 규제를 두고 찬반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다른 국가에서는 규제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거의 모든 정부가 규제·감독 역량 부문에서 AI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기술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AI가 정책 결정과 기술 사이의 격차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렸다며 “많은 정부는 AI를 활용하기를 원하면서도 그 위험을 두려워하며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여기에 국내 정치, 제한된 기술적 전문성, 지정학적 분열, 그리고 향후 수십 년의 경제력과 국가안보를 좌우할 수 있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우려가 더해져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EU의 경우 2024년에 AI 규제법인 ‘AI 법’을 통과시켰지만 핵심 조항의 시행은 보류된 채 수년이 지났으며, 제대로 시행조차 되기 전에 그간의 기술 발전을 반영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법은 초안이 미국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기 18개월 전인 2021년 초에 나왔다.
NYT는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다른 많은 AI 규제 법안들이 표결 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계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일본, 호주, 캐나다, 케냐 등은 보다 완화된 접근이나 관망 기조를 택했고, 브라질은 더 포괄적인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NYT는 많은 국가들이 AI 양대 선도국인 미국과 중국의 정책을 지켜보며 방향을 정하려고 하고 있지만 양국의 정책 역시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AI 안전을 둘러싸고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규제가 혁신을 해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AI 규제를 도입하면 중국이 AI 업계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미국 의회에서는 AI 모델을 감독할 연방 기관을 신설하는 법안, 작동 중지 장치 의무화 법안, 인간 능력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모델을 금지하는 법안 등이 발의됐으나, 표결 추진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중국은 챗봇 콘텐츠 검열을 중심으로 일부 AI 규제를 도입했으나, 동시에 개발 경쟁도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약 20개국 지도자들은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AI 안전을 위한 공동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당시 트럼프는 AI 기술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적인 계획을 구축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