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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카드로 AI패권 지키려는 美… 되레 中 기술혁신 자극 [글로벌 리포트]

트럼프 “AI 승자가 모든 것 가져갈 것”

AI 반도체 對中수출 제한·공급망 통제

글로벌 거버넌스·표준 주도권 확보 등

인위적으로 중국산 AI 생태계 봉쇄

美의 견제 무색하게 성능 근접한 중국

딥시크 이어 ‘키미 K3’ 연이어 선보여

오픈 소스 앞세워 글로벌 사우스 결속

시진핑 “美 기술독점·안보남용” 비판

‘인공지능(AI) 선두 다툼’으로 옮겨 붙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경쟁이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두 나라의 AI 패권 전쟁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두 정상이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을 정도로 두 나라는 AI 경쟁을 패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관건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AI 경쟁을 국가 생존이 걸린 사활적 문제로 규정하며 격차 유지를 위한 확고한 견제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공개된 정치전문매체 펀치볼뉴스와 인터뷰에서 “AI 승자가 결국 (패권경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AI 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모든 것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장악하도록 놔둘 수 없다. AI는 인터넷보다 훨씬 큰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AI 행동계획’ 앞세운 미국의 견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3일 글로벌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AI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I 패권 유지를 위한 조치에 박차를 가해 온 것이다. 그는 “미국의 AI 모델과 산업이 미래를 지배해야 한다”며 결연하다. 미국은 고성능 GPU 등 AI 첨단 연산 장치의 대중국 유입 등 공급망 통제와 기술 유출 방지, 미국산 하드웨어·소프트웨어·글로벌 표준을 묶은 글로벌 거버넌스·표준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여 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AI 생태계 확장 저지를 위한 노력을 전개해 온 것이다.

행정명령이 나온지 1년. 그러나 미국은 초조해졌다. 트럼프의 결연한 의지에도, 중국과의 격차가 더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의 클레망 들랑주 최고경영자는 지난 7일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개방형 모델 분야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중국이 최고 사양의 프런티어 모델 단계에서는 미국에 뒤져 있지만, 가성비 높은 대안(모델)을 무기로 아프리카 등 신흥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빠르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키건 맥브라이드 토니블레어 국제변화연구소 책임자는 로봇 공학이나 자율주행 등 현장 적용에서 중국이 탄탄한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지난 7월 조사 결과, 미국 기업의 전체 AI 모델 사용량(토큰 기준) 가운데 약 60%가 중국 AI 모델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과 연구자들도 중국의 AI 개방형 모델을 주로 활용한다.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도 오픈AI, 앤트로픽 AI 모델을 보완하거나 대체하기 위해 비용이 낮은 중국 AI를 택하고 있다. 허깅페이스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오픈 소스 시스템 25개 가운데 19개가 중국산 모델이었다.

연구 역량도 커졌다. 미국 스탠포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HAI)연구소의 2026년 AI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고 AI 모델 수에서 50개 대 30개로 중국을 앞섰다. 그러나 논문 인용 횟수에서는 중국이 더 많았다. 2024년 기준, 전체 AI 관련 인용의 20.6%를 중국이 차지했다. 미국은 12.6%에 그쳤다.

■”미중, 글로벌 AI 생태계 분할 중”

미국은 자국산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AI 발전을 막았다. 견제가 무색하게 딥시크(DeepSeek), 알리바바의 큐원(Qwen) 등에 이어 지난 7월 키미 K3까지 중국 업체들은 고성능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도상국 등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에 확산시키며 보란듯이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CNBC도 중국 AI기업들이 공개형 오픈 모델 분야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히며 미국 주도 기술 진영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고 지난 7일 진단했다.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는 중소업체들이나 글로벌 개발자들의 비중이 더 늘었다. 중국이 미국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면서 글로벌사우스 등 개도국들이 채택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오픈소스 시스템과 가성비를 압세운 중국산 모델은 미국을 압도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70%~80%에 달하는 통신 인프라 및 하드웨어 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개발자·생성형 AI 모델 점유율을 선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케냐 등 아프리카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의 AI 확산으로 실리콘 밸리에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의 오픈 AI와 앤스로픽의 모델은 폐쇄형으로 유료지만, 중국 시스템은 무료로 다운로드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비용이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격 대비 높은 품질에 주목한 것이다.

구글에서 일한 우간다의 기술개발자 어니스트 므웨바제는 NYT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알리바바 AI 모델이 메타나 구글의 어떤 모델보다 우간다의 수십 개 언어를 더 잘 처리했다”라고 평가했다. 가격도 저렴했고, 자신의 데이터를 이용해 모델을 맞춤 설정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오픈소스 AI 모델로 법률 검색서비스를 만든 케냐의 창업자 센타이 시몬스는 “개발·유지비용이 2만 5000달러였다면서 앤스로픽 등 미국 모델을 이용했더라면 100만 달러 이상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기술자 및 벤처사업가들은 NYT에 수백만 달러를 들여 처음부터 모델을 학습시킬 필요 없이, 중국산 시스템을 다운로드해 그 위에 새 제품을 구축하고, 서버 비용만 지불하면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산 모델은 작업 내용에 따라 구독료 및 기타 제비용이 발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연구소는 “글로벌 AI 생태계가 미·중 기술 스택(조합)으로 분할되고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평가했다. “중국은 글로벌사우스에서 비용 최적화 AI 모델과 항만·통신 인프라를 연계해 점유율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中, 오픈소스·가성비로 글로벌사우스 선점

중국은 글로벌사우스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기술 독점 및 안보 남용’을 비판하면서 글로벌사우스 연대 구축 및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에 중국 표준을 확산시키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17일 ‘2026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미국 주도 AI 질서에 대응해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와 ‘AI 일대일로’ 추진을 선언했다.

이어 “AI 분야에서 불공정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글로벌사우스 신흥국들에 AI 연수 프로그램 5000건을 제공하고 아세안, 아프리카, 러시아, 인도, 중남미 국가 등과 연계한 ‘AI 협력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29개국 협정 체결을 바탕으로 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등 중국 주도의 기구 출범을 선언하고 중국산 오픈웨이트,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2018년 10월 “AI는 신산업 혁명의 추진력이다. AI 발전의 주도권을 우리 손으로 확실히 쥐어야 한다”며 AI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엔진으로 지목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쏟아왔다. 중국은 2017년 “2030년까지 세계 AI 혁신 중심이 된다”는 로드맵(‘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수립 한 뒤 10년 가까이 ‘AI 플러스(AI+) 행동 계획’을 착실하게 시행해 왔다. 미국에 비해 우위에 있는 데이터 제조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제조업 등 실물 경제와 결합하는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AI 패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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