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발생한 에볼라와 한타바이러스 사태를 언급하며, 인류가 치명적이고 분열된 위기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된 WHO의 세계보건총회(WHA) 회의 개막 연설에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지난 주말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에볼라 재유행과 탐사선 ‘MV 혼디우스’호에서 발생한 희귀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언급하며 “이 두 사건은 혼란스러운 우리 세계가 마주한 가장 최신의 위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쟁과 경제 위기, 기후 변화, 그리고 보건 지원 삭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지금 매우 어렵고 위험하며 분열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2026년 세계보건총회는 미국의 탈퇴 선언과 이에 따른 막대한 재정적 타격 때문으로 WHO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에 개최됐다.
엘리자베스 바움 슈나이더 스위스 보건장관은 연설을 통해 “WHO 예산이 약 21%, 금액으로는 10억달러 가까이 줄었다”며 “이로 인해 수백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주요 프로그램들이 축소되었지만, WHO는 이 비상사태 속에서도 깊이 있는 개혁을 단행하며 버텨냈다”고 평가했다.
총회 첫날부터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영토, 이란 등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 테이블에 오르며 격렬한 논쟁을 예고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WHO 팬데믹 조약’은 부유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최종 타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양측은 팬데믹 가능성이 있는 병원체에 대한 접근권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 등의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는 핵심 부속서 지정을 두고 대립하고 있으며, 결국 협상 기한을 1년 더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재집권 첫날 통보한 ‘WHO 탈퇴’의 법적 효력 문제도 안개 속이다. 미국의 1년 통보 유예 기간은 만료되었으나, 미국은 아직 2024년과 2025년 분담금인 약 2억6000만달러를 미납한 상태다.
WHO 헌장에는 회원국 탈퇴 규정이 없으며, 미국은 1948년 가입 당시 ‘1년 전 통보 및 해당 회계연도 분담금 완납’을 탈퇴 조건으로 건 바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미국의 지위를 명확히 정리하기보다 당분간 ‘회색지대(모호한 상태)’로 남겨두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다.
반면, 미국의 뒤를 이어 탈퇴를 선언한 아르헨티나의 경우, 이스라엘이 제출한 탈퇴 승인 결의안이 이번 총회 기간 중 정식 논의될 예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