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산업현장 덮친 지진
TSMC·소니·르네사스 등 밀집
줄줄이 생산 멈추고 직원 대피
車·물류업계 등으로 피해 확산
일본제지 공장도 와르르 지난 28일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야쓰시로에 있는 일본제지 공장의 굴뚝이 쓰러져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규슈 구마모토 강진이 일본 반도체·자동차 공급망을 강타했다. 반도체 관련 품목이 지역 제조업의 약 30%를 차지하는 일본 최대 반도체 집적지에서 주요 공장이 잇달아 멈춰 서면서 생산 차질이 규슈를 넘어 일본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日반도체 거점 직격탄..TSMC·소니·르네사스 줄줄이 멈춰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구마모토 강진으로 일본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거점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췄다.
소니그룹은 전날 지진 직후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구마모토 이미지센서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같은 날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구마모토시 가와시리공장과 니시키공장의 조업을 멈췄다. 공장에서는 벽면 균열과 누수, 천장 패널 낙하가 확인됐으며 생산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쓰비시전기와 도쿄일렉트론, 돗판홀딩스도 구마모토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일본 생산법인 JASM은 제1공장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제2공장 건설은 여진 우려로 일부 중단했다.
구마모토는 TSMC와 소니, 르네사스, 도쿄일렉트론 등이 집적된 일본 최대 반도체 거점이다. 2023년 기준 반도체 관련 산업 출하액은 1조1461억엔(약 10조1425억원), 관련 품목 출하액은 9284억엔(약 8조2100억원)으로 현 전체 제조업의 29.7%를 차지한다. 관련 종사자는 2만3545명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비 출하액이 5193억엔(약 4조5956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해 장비 생산 차질이 길어질 경우 일본뿐 아니라 해외 반도체 공장의 증설과 유지보수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류·통신망도 차질
자동차 업계도 공급망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날 저녁부터 31일까지 부품 조달업체 피해와 물류망 점검을 위해 후쿠오카현 미야타·고쿠라·간다 등 3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날 지진 직후 멈췄던 공장들이 이날 오전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다시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혼다는 전날 지진 직후 구마모토 이륜차 공장과 계열 부품사 아스테모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이하쓰도 후쿠오카 공장의 생산을 멈췄으며 야마하발동기는 야쓰시로 공장의 액상화 피해로 이날까지 생산을 중단했다.
물류와 통신망도 흔들렸다. 야마토운수와 일본우편, 사가와익스프레스 등은 구마모토 지역 집배송을 중단했다. 이동통신 4사의 피해 기지국은 150곳을 넘어섰다. JR규슈도 규슈신칸센 운행을 중단하고 선로와 시설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BOJ 추가 인상 신중론 고개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BOJ는 이날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매파적 메시지는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생산설비와 사회 인프라를 중심으로 2조4000억~4조6000억엔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 규모는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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